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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 포토] '바닥 드러낸 소양호'…중부 곳곳 겨울 가뭄 심각

입력 : 2015.03.09 14:36|수정 : 2015.03.09 15:52


지난해 마른 장마에 이은 겨울 가뭄으로 강원과 경기 북부 등 중부지역에 물이 마르고 있습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강릉 등 동해안 지역의 강수량은 161㎜로 평년(625.2㎜)의 25.7%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1973년 관측 이래 42년 만의 최저 기록입니다.

특히 이 기간 강릉에 내린 비는 33.9㎜로 평년의 23.2%에 불과합니다.

동해안 지역은 해마다 1∼2월에 폭설이 내려 해갈에 도움을 줬지만, 올해는 눈·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현재 북부 산간 지역에서는 생활용수는 물론 식수마저 부족한 상황입니다.

강원도소방안전본부가 지난 1월부터 도내 각지에 총 357차례에 걸쳐 지원한 생활용수는 총 1천444톤에 이릅니다.

인제군 남면 인근의 소양호 상류는 이미 맨바닥을 드러내 황량한 자갈밭으로 변했고, 소양강댐의 수위는 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관리단에 따르면 현재 소양강댐의 저수율은 31.6%, 수위는 158.38m에 불과합니다.

이는 만수위인 193.5m보다 35m나 낮을 뿐만 아니라 지난 1997년 156.41m까지 떨어진 이후 18년 만의 최저 수위입니다.

가뭄이 계속된다면 봄철 영농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경기 북부지역도 저수지가 마르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하천이 많지 않은 양주시는 지난해 강수량은 평균 연 강수량 1천519㎜의 절반가량인 787㎜에 불과해 저수지 14곳 중 6곳이 저수율 50% 미만입니다.

특히 장흥면 삼하리 저수지는 저수율이 10%에 그치고 있습니다.

파주시도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강수량이 38.5㎜에 불과합니다.

시는 하천수를 이용해 저수율을 높이며 농사철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천수답이 많은 민간인출입통제선 북쪽은 별다른 용수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가뭄이 심하다 보니 임진강 상류 연천 군남홍수조절댐에서는 방류량이 초당 4.86톤에 그치고 있습니다.

군남댐에서는 평상시 초당 21톤가량을 방류했습니다.

파주시 농업기술센터의 한 관계자는 "농사철에 대비해 하천수를 이용, 저수지 저수율을 높이고 있다"며 "지난해 큰 비가 없었던 경기 북부지역 대부분 농업용수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천 지역에서는 강화군이 극심한 가뭄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강화군 강수량은 605.3mm로 2013년 1천275mm에 비해 절반도 안 됐습니다.

평년 강수량 1천346.7mm과 비교하면 더 적었습니다.

지역 저수지 36곳 가운데 저수율이 30%에도 못 미치는 게 9곳입니다.

저수율 31∼50% 16곳, 50% 이상 11곳입니다.

이에 강화군은 지난해 41억 원에 이어 총 76억 원을 투입, 관정개발·하천 준설·저수지 물 가두기 등의 작업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반면 이들 중·북부 지역과 달리 남부 지역은 강수량에 여유가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여름 태풍의 영향을 받은 데다, 올겨울에 평년보다 많은 눈이 내린 덕분입니다.

경남은 2월 말 현재 저수율이 82.4%로 지난해 같은 기간(64.6%)보다 17.8% 포인트나 높은데다 평년의 76.7%를 웃돌고 있습니다.

경기는 평균 저수율이 79%로 지난해 같은 기간 91%보다 낮지만 염려할 상황은 아닙니다.

4대 저수지인 용인 이동저수지와 용인 기흥저수지, 안성 고삼저수지 저수율은 100%, 안성 금광저수지 9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남과 전북의 저수율은 각각 81%, 86%를 보이고 있으며, 대전 대청댐 저수율은 59.8%로 평년대비 3m 높은 수준이고 경북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도 87.5%로 전년 73.4%보다 높은 상태입니다.

충북지역도 도내 775개 저수지의 저수율이 91%에 달해 지난해 같은 시기 90%, 평년의 91%와 비슷합니다.

다만 한강 수계인 충주댐의 현재 저수율이 119.23m, 지난해의 127m, 평년의 126.23m를 다소 밑돌고 있습니다.

이찬호 충북도 유기농산과 주무관은 "도내에 지난겨울에도 충분한 눈과 비가 내려 용수 걱정이 없지만, 한강수계인 충주댐은 다소 가뭄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상청은 올봄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가뭄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3, 5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고, 4월에는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동해안은 겨울 강수량이 워낙 적어 봄철에 비가 온다 하더라도 해갈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최근 한강수계 댐보연계운영협의회를 열고 댐 용수공급능력 저하가 우려되는 횡성댐의 용수공급량을 26%가량 줄여 내보내기로 했습니다.

횡성댐은 지난 6일 기준 저수량이 165m로 정상적인 용수공급 하한선인 저수위(160m)까지 불과 5m밖에 여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비가 많이 내리지 않으면 비교적 물이 풍부했던 한강 수계에도 심각한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댐 용수 비축을 위한 조치에 대한 이해와 함께 국민의 절수 참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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