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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원서 자매처럼 자란 두 여성 알고 보니 친자매

입력 : 2015.03.09 11:38|수정 : 2015.03.09 13:07


같은 영아원에 맡겨져 자매처럼 서로 의지하며 지내던 두 여성이 진짜 친자매인 것으로 밝혀지는 영화 같은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군산에 사는 김 모(26·여)씨와 박 모(23·여)씨는 태어나자마자 한 영아원에 보내졌습니다.

3년 터울로 영아원에 들어온 이들은 7살이 되면서 각자 다른 보육원으로 보내졌습니다.

다른 보육원에서 지내던 이들은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운명적으로 재회했습니다.

둘 다 가족이 없었던 터라 두 사람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천안에 있는 회사에 같이 취직할 정도로 서로 의지하며 지냈습니다.

이후 박 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군산에 있는 한 대학교의 간호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다시 이별을 하는 듯했지만 혼자 생활하는 것이 외로웠던 김 씨는 박 씨를 따라 함께 군산으로 내려왔습니다.

2012년 2월 박 씨는 헤어진 어머니를 찾고 싶은 마음에 군산경찰서 민원실을 찾아 '헤어진 가족 찾기' 프로그램을 신청했습니다.

김 씨도 결혼 적령기가 되면서 결혼식에 부모님이 참석했으면 하는 마음에 박 씨를 따라 같은 프로그램에 신청했습니다.

당시 청문민원실에서 가족찾기 신청을 받은 양미옥 경위는 너무 닮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친자매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습니다.

그러나 유전자 감식 결과 김 씨의 유전자가 잘못 채취돼 검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양 경위는 김 씨에게 다시 유전자를 채취하자고 연락했으나 김 씨는 설마 하는 생각에 다음에 기회가 될 때 하기로 하고 이를 거절했습니다.

그 뒤로 3년이 지난 2015년 2월 군산경찰서 청문감사관실에 근무하는 이종영 경위와 윤경국 경위는 이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두 사람의 부모를 찾고자 조사에 나섰습니다.

두 경찰관은 영아원과 병원 진료카드, 영아원 관계자 등을 조사해 두 사람을 영아원에 입소시킨 최 모(60)씨를 찾아냈습니다.

확인 결과 최 씨는 두 사람의 친아버지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최 씨는 가난한 형편 때문에 아이들을 키울 수 없자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기를 빌면서 영아원에 아이들을 맡겼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2월 말 세 사람의 유전자 감식을 의뢰해 친자 확인을 마쳤습니다.

최 씨는 "딸들이 해외에 입양돼 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평생 만날 수 없을 것이라 믿었다"며 "늦게나마 경찰의 도움으로 딸들을 찾을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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