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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죽었고 나는 쌍둥이"…30대女의 황당 사기

입력 : 2015.03.09 11:03|수정 : 2015.03.09 11:10


있지도 않은 쌍둥이 자매 1인 2역을 해가며 현역 군인에게서 거액을 뜯어낸 30대 여성의 사기 행각이 덜미를 잡혔습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송 모(36·여)씨를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송 씨는 2013년 8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육군 소령 A(37)씨로부터 103차례에 걸쳐 투자금 명목으로 7억5천여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송 씨는 2011년 1월 '다솔'이란 가명으로 A씨를 만나 친분을 쌓았으나, A씨가 남편과 아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남편과 A씨, 자신이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될 것을 우려한 그는 같은 해 5월 "다솔이는 죽었고 나는 쌍둥이 언니인 다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A씨에게 보내 A씨와 연락을 유지했습니다.

송 씨는 이후 자신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이자 군 고위장성의 조카라며 A씨에게 카지노 사업 등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죽은 지인의 가족이라는 생각에 A씨는 흔쾌히 돈을 내줬고, 송씨가 A씨로부터 빌린 돈은 7억5천여만 원까지 늘어났습니다.

경찰은 "송 씨는 원금과 이자 등 명목으로 중간중간 5억 원가량을 반환했지만 나머지 2억5천만 원은 갚지 못했다"며 "결국 A씨는 작년 7월 송씨를 검찰에 고소했고, 송씨는 올해 1월 22일 A씨가 고리대금업을 했다고 군검찰에 맞고소했다"고 말했습니다.

조사결과 송 씨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이고, 군 장성 조카도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A씨에게 받은 돈 대부분을 개인 채무 청산에 사용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송 씨는 2010년 어린이집을 확장하면서 사채를 쓰게 됐다"며 "A씨를 만났을 당시 어린이집은 정리한 상태였지만, 여전히 빚에 허덕이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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