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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보관함 억대 귀금속 여주인 실종…경찰수사 해프닝

장훈경 기자

입력 : 2015.03.08 10:52|수정 : 2015.03.08 10:52


한 의류쇼핑몰 물품보관함에서 발견된 억대의 귀금속 소유자가 행방불명돼 경찰이 한때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습니다.

강력범죄를 우려한 경찰은 넉달여 수사 끝에 40대 여주인을 찾아냈지만 이 여성이 장기간 대인기피증으로 가족을 떠나 혼자 생활해왔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

경기 군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동대문의 한 의류쇼핑몰 지하에서 물품보관함을 관리하는 업체 관계자가 회사 소재지에 있는 군포서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누군가 7월 16일 보관함에 물품을 넣은 뒤 찾아가지 않아 열어봤더니 귀금속 수백개가 나왔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습득물은 반지와 팔찌, 목걸이 등 2억원 상당의 귀금속 767점이었습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으나 물품보관함 주변 CCTV 영상이 2개월 치만 녹화돼 귀금속 주인을 찾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자칫 2012년 11월 수원역 물품보관함에서 발견된 돈가방 사건처럼 주인을 찾지 못해 보관함 관리업체의 소유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은 사실상 마지막 시도로,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측의 도움을 받아 귀금속 사진을 회원들에게 돌렸습니다.

귀금속 규모로 미뤄 금은방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3개월여 만인 지난 2월 9일 한 상인에게서 연락이 오면서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했습니다.

이 사람은 경찰에 "사진에 있는 귀금속은 전처의 것"이라며 "해당 쇼핑몰에서 함께 금은방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7월 16일 이혼하면서 서로 나눠 가진 물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의 전 부인의 소재를 파악하던 중 이 여성이 지난해부터 행방불명됐다며 올해 1월 17일 가출신고된 상태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 여성이 억대의 귀금속을 보관한 뒤 사라진 상태여서, 경찰은 강력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1개 강력팀 전원을 투입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은 결국18일 만인 지난달 27일 서울 도봉구 한 주택가에서 이 여성을 찾아냈습니다.

여성은 경찰에서 "이혼 후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때문에 가족과 연락을 끊고 혼자 지내왔다"며 "범죄 피해를 당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물품보관함에 물건을 보관하면 오랫동안 안 찾아가도 되는 줄 알고 귀금속을 놔뒀던 것"이라며 "자칫 민사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경찰 덕분에 귀금속을 찾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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