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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김기종 북한서적 등 30건 이적성 감정의뢰

안서현 기자

입력 : 2015.03.08 08:31|수정 : 2015.03.08 16:20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종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그제 김씨의 자택 겸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증거품 가운데 북한에서 발간된 책과 조국통일범민족연합 간행물 등 '이적성이 의심되는 서적' 등 30건에 대한 이적성 감정을 전문가 집단에 의뢰했습니다.

김두연 서울지방경찰청 보안2과장은 오늘 오후 브리핑에서 "김씨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서적과 간행물, 유인물 등 표현물 48점, 휴대전화, PC, USB 등 디지털 증거물 146점 등 모두 219점을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과장은 "서적 48점 가운데 이적성이 강하게 의심되는 북한 원자료 6점을 포함해 모두 30점에 대해 자체 분석작업을 하고 있고, 외부 전문가에도 감정을 의뢰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과장은 "감정 의뢰물에는 김정일이 직접 저술한 '영화예술론'과 대법원에서 이적 단체로 결론이 난 전민련 남측본부에서 발간한 '민족의 진로', 주체사상 학습자료, 정치사상 강좌 등 유인물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과장은 또 "디지털 압수물 146점에 대해서는 디지털 포렌식으로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휴대전화에서 삭제된 데이터를 복원했고 PC 하드디스크와 USB 저장 내용을 분석하는 등 국가보안법 위반 사항에 대해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적물 단순 소지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이적 목적성 등이 규명되면 처벌할 수 있다"며 "찬양·고무 혐의 적용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와 관련해 압수한 물품들 가운데 이적성과 관련이 있는 물품을 국가보안법 혐의로 재압수하는 방안을 검찰과 논의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김씨로부터 압수한 북한 서적 '영화예술론'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적표현물에 대한 판단은 북한 관련 석·박사급 전공자들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이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도서가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이어서 김씨가 방북했다가 돌아올 때 몰래 반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입수 경위도 집중적으로 캐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북한 서적을 소지한 경위에 대해 자신이 북한을 연구하는 석사과정에 있고, 통일 관련 공부를 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김씨는 또 북한과의 관련성이나 북한 체제 동조 여부에 대해서도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 과장은 "그제부터 통신 사항과 금융 계좌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통화 내역과 입출금 사항을 정밀하게 분석해 공범이나 배후세력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은 압수 문건에 대한 감정 결과에 따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사건을 송치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늦어도 오는 13일까지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송치시점이 당겨질 수도 있습니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지난 1999년부터 2007년 사이 7차례 방북한 전력과 지난 2011년 대한문 앞에 김정일 분향소를 설치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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