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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자금 빠지는 남미시장 진출 '가속'

입력 : 2015.03.05 11:39|수정 : 2015.03.05 11:39


중국이 미국의 '코 밑' 지역인 남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이 자국이나 다른 지역이 더 매력적인 것으로 보고 남미에 투입한 자금을 빼내는 상황에서 중국이 그 빈 자리를 메우는 격입니다.

CNN머니는 지난 한해 중국 국영은행들의 남미 투자가 220억 달러(약 24조2천억 원)로 전년대비 71%나 늘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는 세계은행과 미주개발은행(IDB)이 같은해 남미에 투자한 금액을 합친 것보다 더 많습니다.

중국은 향후 10년간 대남미 교역규모도 현재의 두 배인 2천500억 달러로 늘릴 계획입니다.

현재 남미의 제1 교역 상대국인 미국은 상당수 국가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을 이미 제치고 제1 교역 상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과 남미가 '결합'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이 원유와 대두 등 남미의 풍부한 상품을 모두 필요로 하는 반면 일부 남미 국가들은 자금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CNN머니는 지적했습니다.

이에 중국은 자금을 기꺼이 대줌으로써 '윈윈'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과는 달리 투명성, 민주주의 이행과 같은 '까탈스런' 조건을 달지 않고 남미에 자금을 지원하고 남미 상품도 수입하는 것도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남미와 중국의 밀착 경향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하지 않고서 2011년 말 출범한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가 지난 1월 처음으로 베이징에서 공식 회의를 연 것은 단적인 예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기업은 남미시장에 계속 흥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는 자국 시장과 다른 지역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미국 정부 통계를 보면 미국 기업의 대남미 직접 투자는 2011년 이후 거의 20% 줄었습니다.

여기에다 미국 정부가 최근 쿠바와 국교를 정상화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여전히 남미를 정책 우선 순위에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미국 투자자문회사인 로캐턴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신흥시장 전문가 데이비드 모턴은 "남미에서 서방 자금이 빠져 나가 공백이 생기고 있다"면서 "중국이 이 공백을 왜 메우려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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