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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스페인 정상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 싸고 공방

입력 : 2015.03.02 05:03|수정 : 2015.03.02 05:03

"스페인·포르투갈 구제금융 방해" vs "치프라스 경제문제에 신중해야"


그리스와 스페인 정상이 최근 그리스의 구제금융 연장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말싸움을 벌였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소속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중앙위원회에서 한 연설에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반(反)그리스 축'이라고 지칭하면서 그리스 정부를 전복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자국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그리스의 현 구제금융 연장) 협상 전반을 좌절시키려 했다"면서 "선거를 앞둔 스페인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그리스 정부를 약화시켜 조건 없는 항복을 받아내려 했다"고 주장했다.

시리자 집권 이후 유럽에서는 반긴축 정당의 인기가 더욱 커졌는데 스페인과 포르투갈 정부가 이를 견제하고자 구제금융 연장 협상이 그리스에 불리하도록 힘을 썼다는 것이다.

오는 5월 지방선거와 11월 총선을 앞둔 스페인에선 신생 좌파정당 '포데모스'(Podemos·우리는 할 수 있다)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기존 정치권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1일 집권 보수당인 국민당(PP) 행사에 참가해 "그리스 국민에게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해 절망시킨 책임은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급진좌파연합에게 있다"고 지적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라호이 총리는 이어 "시리자는 그리스 문제의 책임을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뒤집어씌우려 했다"면서 "치프라스 총리는 많은 부채를 안은 그리스 경제 문제에 대해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유로그룹(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은 지난달 24일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을 받아들여 오는 6월까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을 4개월 연장하고 이후 새로운 지원이 필요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구제금융 연장 합의가 '승리'라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자평에도 시리자와 그리스 국민 사이에서는 총선 당시 공약한 채무탕감과 긴축 반대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정부는 자국과 관련한 치프라스 총리의 발언에 대해 유럽연합(EU)에 공식적으로 항의 성명을 전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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