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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봄 시작일 10년마다 2.6일씩 빨라졌다"

심영구 기자

입력 : 2015.03.01 09:52|수정 : 2015.03.01 09:52


우리나라에서 봄이 시작되는 날짜가 빨라져 지난 37년간 열흘 가량 봄이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권재일 기상청 연구원과 최영은 건국대 교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 '앙상블 경험적 모드 분해법을 이용한 우리나라 봄 시작일에 관한 연구'를 지난해 말 대한지리학회지에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1974년부터 2011년까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43개 지점의 일평균기온 자료를 토대로 '봄 시작일'을 분석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봄 시작일은 3월 11일이었고, 가장 빨랐던 해는 2009년으로 2월 27일, 가장 늦었던 해는 1996년으로, 3월 21일이 돼서야 봄이 시작됐습니다.

지역별로는 위도와 고도가 높아지고 해안에서 내륙으로 갈수록 봄의 시작이 늦어 부산, 울산, 통영 등 남해안은 2월 하순이었고 나머지 대부분은 3월 이후였습니다.

평균 봄 시작일은 10년당 2.6일, 연구 대상 기간에는 10일 정도 앞당겨졌고 특히 1980년대 후반 이후 변화 속도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특히 부산은 10년 새 봄 시작일이 5.4일 빨라져 37년간 21일이나 차이를 보였고 울산, 대구, 통영도 10년당 4일 이상 앞당겨졌습니다.

연구진은 37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기온이 상승한 해에 봄 시작일도 빨라졌다며 지구 온난화 영향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거나, 북반구에 존재하는 추운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일 또는 수십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인 '북극진동'이 약할 때 봄이 앞당겨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진은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시기는 동식물뿐만 아니라 시장경제 등 인간의 생활에도 밀접한 영향을 준다"며 "봄 시작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기후특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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