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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간통죄 62년 만에 폐지…재판관 7명 위헌·2명 합헌

입력 : 2015.02.26 14:11|수정 : 2015.02.26 15:06


국가가 법률로 간통을 처벌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습니다.

간통죄 처벌 규정은 제정된지 62년 만에 폐지됐습니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오늘(26일)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형법 241조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2건의 위헌법률심판 사건과 15건의 헌법소원심판 사건을 병합해 이 같은 결정을 선고했습니다.

박한철·이진성·김창종·서기석·조용호 재판관은 위헌 의견에서 "간통죄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국민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습니다.

김이수 재판관은 별도 위헌 의견에서 "미혼의 상간자는 국가가 형벌로 규제할 대상이 아니다"며 "모든 간통 행위자와 상간자를 처벌하도록 한 현행 간통죄는 위헌"이라고 밝혔습니다.

강일원 재판관도 별도 위헌 의견에서 "간통죄를 법적으로 규제할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죄질이 다른 수많은 간통 행위를 반드시 징역형으로만 응징하도록 한 것은 위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정미·안창호 재판관은 합헌 의견을 냈습니다.

두 재판관은 "간통죄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존재 의의를 찾을 수 있다"며 "선량한 성도덕의 수호, 혼인과 가족 제도 보장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재판관은 "간통죄 처벌 규정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한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헌재 결정으로 형법 241조는 즉시 효력을 잃었습니다.

헌재법에 따라 종전 합헌 결정이 선고된 다음 날인 2008년 10월 31일 이후 간통 혐의로 기소되거나 형을 확정받은 5천여 명이 구제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 사회는 1953년 제정된 이 조항을 둘러싸고 존치론과 폐지론으로 치열한 논쟁을 벌여왔습니다.

일부일처주의 유지, 가족제도 보장, 여성 보호 등은 간통죄를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들입니다.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 자유를 위해 간통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왔습니다.

헌재는 1990∼2008년 네 차례 헌법재판에서 간통죄를 모두 합헌으로 판단했습니다.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다소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그동안 견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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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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