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땅콩 일찍 먹여라"…새 알레르기 예방법은

● 땅콩 알레르기 어린이 10년 새 배로 늘어

최근 땅콩 알레르기를 다룬 SBS 드라마도 있었지만 아이 뿐 아니라 성인이 된 뒤에도 땅콩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입과 목 주변의 두드러기가 나타나고 설사나 복통, 구토, 호흡곤란의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아나필랙시스(과민증)가 나타나 숨질 수도 있는데요, 음식 알레르기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 땅콩 알레르기입니다.

2008년 미국의 한 박사는 5년안에 땅콩 알레르기를 근절시킬 면역요법이 나올 것이라고 밝혀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현실은 반대였습니다.

지난 10년사이 서방 국가에서 땅콩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 아이들의 숫자는 배로 늘어났으며 뉴욕타임스는 미국 어린이 가운데 약 2%가 땅콩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 숫자는 지난 1997년에 비해 18년동안 4배나 늘어난 수치라면서 이렇게 땅콩 알레르기가 확산되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땅콩 알레르기를 없앨 면역요법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줄일 수 있는 임상실험결과가 나와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 어릴 때 땅콩 먹여라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은 생후 4개월에서 11개월 사이 영아 638명을 상대로 60개월, 5년간 관찰하면서 연구한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연구진은 영아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5년동안 한 그룹은 땅콩 버터 등 규칙적으로 땅콩류를 섭취하도록 했고다른 그룹은 땅콩류를 전혀 섭취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영아 638명은 임상실험 전 피부단자검사(Skin-prick test)를 통해 확인한 결과 530명이 음성반응을 보였고 98명이 약한 양성반응을 보였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먼저 530명에 대한 결괍니다. 530명 중 땅콩류를 계속 섭취한 영아는 5년 뒤 1.9%만 땅콩 알레르기 증상을 보였고 섭취하지 않은 영아는 13.7%가 알레르기 증상을 보였습니다.

다음은 실험 전 피부양성반응을 보여 땅콩 알레르기에 걸릴 확률이 높은 98명입니다. 땅콩 단백질을 섭취한 영아의 경우는 10.6%만이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 반면 그렇지 않은 영아는 35.5%가 5년 뒤 땅콩 알레르기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어렸을때 땅콩류 섭취는 땅콩 알레르기 발병을 80% 줄여준다며 되도록 일찍 땅콩류를 섭취하는 것이 땅콩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땅콩류 섭취는 최소 1주일에 6그램씩 세차례 이상 나눠 섭취하도록 했는데요 땅콩 버터나 밤바(Bamba)라 불리는 땅콩 맛이 나는 스낵을 먹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영아의 75%는 백인이었고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지 않은 아이들은 5살이 지난 뒤에도 1년간 계속 땅콩류를 섭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땅콩 알레르기로 발전하기 쉬운 습진이나 계란 알레르기 증상을 가진 영아들은 의사와 상담을 해야한 뒤 먹여야 한다고 연구진은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자세한 논문 내용은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려 있습니다.
 
● 땅콩 알레르기 해결책?

미국 언론들은 '놀라운 결과다'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땅콩 알레르기가 최근 이렇게 퍼진데 대해서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국 학자들도 땅콩 알레르기의 확산을 막는 방법이 명확해졌다며 임상결과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요, 지난 2000년 미국 소아과학회는 3세 미만에 영아는 땅콩 알레르기가 발전될 수 있다며 땅콩류를 멀리하라는 권고를 내렸습니다.

그러다 지난 2008년엔 그런 권고가 알레르기를 예방한다는 증거가 없다며 권고를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소아과학회에 이런 권고에 따라 많은 부모들은 여전히 자녀에게 땅콩류를 먹이는 것보다 먹이지 않는게 알레르기를 막는 길이라고 보고 당연히 섭취를 주저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또 일부 학자는 이번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땅콩 알레르기에 어떻게 해야할지를 보여주는 결과는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꾸준한 관찰을 통해 나온 땅콩 알레르기 임상실험결과인만큼 국제학회나 각국 소아학회가 이 논문 결과에 주목하고 있어 땅콩 알레르기에 대한 지침을 변경할 수도 있을텐데요

앞으로 땅콩 이외에 우유나 계란 알레르기에 대해서도 비슷한 임상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