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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촬영 앨범 받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입력 : 2015.02.25 15:58|수정 : 2015.02.25 15:58


공공기관인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렸던 신혼부부들이 수개월이 지나도록 웨딩사진 촬영 앨범을 받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하지만 재단은 웨딩업체와는 임대차 계약을 맺었을 뿐 앨범 미지급 문제는 업체와 고객들 간의 일이라며 피해규모 조사조차 나서지 않고 있다.

2004년부터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2천600여㎡ 규모의 웨딩홀을 운영하고 있던 A업체가 지난달 초 운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이에 A업체와 따로 앨범 제작 계약을 맺었던 한 사진업체가 A업체로부터 돌려받아야 할 보증금 1억6천억원을 받지 못했다며 신혼부부들의 웨딩촬영 앨범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재단 측은 "고객들이 A업체와 계약을 맺은 것이지 자신의 업체와 맺은 건 아니기 때문에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기 전까진 신혼부부들에게 앨범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 사진업체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앨범 미지급 문제에 대해 재단이 져야 하는 법적 책임은 없어 별도로 피해자 수나 금액 등 정확한 피해 규모 조사를 하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 "다만 A업체와 사진업체에 수시로 연락을 취해 피해자들이 앨범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공기관에 위치한 웨딩홀이라는 이유 때문에 결혼식 장소로 선택했던 신혼부부와 가족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해 12월 말 해당 웨딩홀에서 아들의 결혼식을 치르고 2개월째 사진을 받지 못했다는 이모(60·수원 거주)씨는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재단 내 웨딩홀이라고 해 믿고 선택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겠냐"며 "사진업체 측은 전화도 받지 않고 재단에 항의해봐도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앨범 제작 등 비용에 300여만원이 들었다. 사진업체를 경찰에 고소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씨가 파악한 피해 신혼부부는 모두 30쌍이다.

재단을 관리하는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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