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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 가서명…수출·개성공단 기대, 내수中企 우려

입력 : 2015.02.25 11:59|수정 : 2015.02.25 11:59


한국과 중국이 25일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하면서 중소기업계는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비롯한 수출 중소기업은 한중FTA를 통해 중국진출 기회 확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에 부푼 반면, 내수기업은 중국 업체와의 치열한 가격경쟁을 우려했다.

먼저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거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할 교두보가 확보돼 제2의 도약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이 역외가공지역 생산품으로 인정받아 '메이드 인 코리아'로 중국에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산으로 원산지 지위를 인정받으려면 비원산지 재료가치가 수출가격의 40% 이하여야 하지만, 다른 지역과의 FTA와 달리 한중FTA는 비원산지 재료가치에 개성공단 임금을 제외해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나인JIT 대표(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는 "한중FTA가 발효되면 개성공단에서 의류, 신발, 밥솥 등의 완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며 "더욱이 최근 한류열풍으로 중국에서 한국산 제품의 이미지가 높아져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공동 패션브랜드인 '시스브로'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도 "작년 말 한중FTA가 타결된 이후 시스브로 참여업체가 모여 중국 진출계획 등을 논의해오고 있다"며 "이번 한중FTA 가서명으로 올해 상반기 중 중국의 웨이하이 시에 진출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뿐 아니라 수출 중소기업도 한중FTA로 관세인하 및 비관세장벽 개선, 투자환경 개선 등으로 매출이 증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중FTA 수혜품목 중 하나인 주방용 유리용품 수출업체인 삼광글라스락의 경우 중국시장 개방으로 수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광글라스락 관계자는 "현재 10%인 유리용기 관세가 인하한다면 중국 내 가격경쟁력이 올라가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며 "그동안 물류비와 관세 때문에 중국에 수출을 하지 못했던 캔제품도 관세가 인하된다면 타진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면 가구·욕실자재용품 등 생활용품, 섬유 및 패션, 가공식품 등 내수형 중소기업은 중국의 중저가 제품의 국내유입으로 경영환경 악화를 우려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한중FTA의 대(對) 중소기업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제조업체가 대부분 영세한 화학섬유·직물과 포대나 가구·욕실자재용품 등 생활용품 분야의 중소업체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계는 한중FTA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에 대해 정부가 세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기연은 한중 FTA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 FTA 지원제도를 중소기업 친화적으로 정비, 소기업·소공인에 대한 기술지원·개발, 소상공인의 규모화 및 글로벌화 강화, 중국이 아직 추격하지 못한 업종의 발굴·활용 등을 제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무역조정지원제도 강화, 국내 환경 및 규격인증 강화, 정책금융 확대, 사업전환 컨설팅과 자금지원 마련 등을 촉구했다.

중기연 관계자는 "작년 말 한중 FTA가 실질적으로 타결됐으나 국내 중소업체의 관심과 대응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와 중소기업의 전방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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