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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은폐하려 법정서 거짓진술…산부인과 의사 집유 2년

입력 : 2015.02.25 12:16|수정 : 2015.02.25 12:16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고 법정에서 거짓말을 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집행유예형이 선고됐습니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이영풍 판사는 분만을 유도하다 실수로 신생아를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불구속 기소된 산부인과 원장 A(55)씨에게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2012년 10월 13일 자신의 병원에서 B씨의 자연분만을 유도했습니다.

그러나 태아의 머리 부분이 밖으로 나오지 않자 결국 제왕절개 수술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A씨가 태아의 머리 부분에 기구를 부착해 밖으로 잡아당기는 '흡입 분만'을 시도했는지가 이번 재판의 쟁점이 됐습니다.

이 분만법이 위법한 것은 아니지만 신생아가 태어난 지 3시간여 만에 머리 속 출혈로 사망했고, 이 과정에서 A씨가 제대로 조처했는지가 관건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A씨가 작성한 진료기록서에는 흡입 분만을 시도했다는 부분이 전혀 기록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흡입분만 여부를 일절 진술하지 않다가 "제왕절개 수술을 하면서 흡입기를 한번 사용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검찰에서는 "간호사가 자신을 도와 흡입기를 이용해 머리를 밖으로 꺼냈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재판부가 흡입분만에 따른 실수 및 주의의무 태만 등을 인정, 9천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는데도 A씨는 이에 불복하지 않았으나 결국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이런데도 형사재판이 시작되자 A씨는 흡입분만을 시도한 적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의료법상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게 다르게 고친 경우 의사 면허가 정지될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됐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판사는 A씨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흡입분만을 시도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업무상 과실이 존재하며 피고인의 과실과 신생아의 인과 관계를 모두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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