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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거물 정치인들 '돈 받고 기업 로비' 들통

서경채 기자

입력 : 2015.02.25 01:53|수정 : 2015.02.25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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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 정가가 몰래카메라 한 편에 발칵 뒤집혔습니다. 거물 정치인들이 언론사 위장취재에 하루에 850만 원을 주면 기업 로비를 해 줄 수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겁니다.

서경채 특파원입니다.

<기자>

기업의 민원 해결이 가능한지 타진하자 영국 하원 정보위원장이 시간이 많다며 너스레를 떱니다. 

[리프킨드/영국 하원 정보위원장 : 당신은 내가 얼마나 한가한지 놀랄 겁니다. 나는 독서와 산책에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외무장관도 지냈으니 전 세계 영국 대사들에 연줄을 댈 수 있다며 활동비를 요구합니다.

[나는 자영업자여서 아무도 나에게 급여를 주지 않습니다. 내가 스스로 벌어야 합니다.]

외무장관을 지낸 스트로는 연간 1억 원을 받고 유럽연합의 규제를 바꾸는데 힘 좀 썼다고 자랑하더니 일당까지 알려줍니다.

[스트로/영국 하원의원 (전 외무장관) : 보통 내가 연설하거나 어떤 일을 하면 하루에 5천 파운드(850만원)를 받죠. 그게 청구 금액입니다.]

영국 텔레그래프와 채널4 취재진이 홍콩 기업인을 가장해 의원 12명에게 정계에 영향력 행사를 요청했더니, 절반이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당사자들은 처음엔 의회 윤리규정을 어긴 일이 없다고 반발하며 버텼습니다.

[내가 덫에 빠졌다는 사실이 모욕적입니다. 이것은 교묘한 함정이었습니다.]

파문이 확산되자 캐머런 영국 총리는 심각한 문제라며 진상 조사를 주문했습니다. 

리프킨드 정보위원장은 총리실과 보수당 내부에서 비판적인 기류가 고조되자 결국 정보위원장직은 물론, 의원직에서도 사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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