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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차 비중 사상 첫 50% 미달…디젤차 쾌속 질주

입력 : 2015.02.24 08:03|수정 : 2015.02.24 08:03


디젤 승용차의 거침없는 질주에 밀려 작년 국내에 신규 등록된 승용차 가운데 가솔린차의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에 새로 등록된 승용차 136만5천862대 가운데 가솔린차는 66만1천784대로 48.5%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승용차 시장의 대세로 통하던 가솔린차는 최근 몇 년 동안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비와 높은 연비를 앞세운 디젤차에 밀려 하향 곡선을 그려왔으나 점유율 과반이 무너진 것은 사상 처음입니다.

2011년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 가운데 가솔린 차량의 점유율은 66.5%로 디젤차(20.7%)의 3배가 넘었으나 2012년 57.5%, 2013년 52.7%로 가솔린차의 점유율이 계속 하락했습니다.

작년에는 가솔린차가 전년보다 0.9% 증가한 66만1천784대가 팔리며 모처럼 판매량이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섰으나 디젤차의 성장세가 워낙 거센 탓에 점유율 하락을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이에 반해 디젤차의 비중은 2011년 20.7%에서 2012년 27.0%, 2013년 32.4%로 가파르게 높아졌고, 레저용차량(RV)와 수입차가 디젤차 판매를 견인한 작년에는 판매량이 전년보다 무려 30.9% 늘어난 52만7천638대에 달하며 비중이 38.6%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밖에 LPG 승용차가 전년보다 2.3%포인트 떨어진 10.3%의 점유율을 나타냈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이 나머지를 차지했습니다.

디젤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추세가 계속된다면 국내 디젤 승용차의 점유율은 몇 년 내로 디젤차 선호도가 높은 유럽과 엇비슷한 수준으로까지 상승하리란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2013년 유럽의 신규 등록 디젤 승용차의 평균 점유율은 53.3%로 조사됐습니다.

독일, 프랑스 등 디젤의 비중이 월등한 국가들 이외에 네덜란드(24.8%), 덴마크(32.0%), 스위스(37.0%), 핀란드(37.1%) 등 일부 국가는 디젤 승용차 점유율이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편입니다.

프랑스, 노르웨이 등 주요 유럽국가가 디젤 승용차가 내뿜는 질소산화물(NOX)의 유해성에 주목하며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디젤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의 디젤 승용차 점유율은 점차 떨어질 가능성이 커 한국이 디젤 승용차 시장의 내로라하는 큰손으로 떠오를 공산이 큽니다.

2013년 기준으로도 유럽에서 한국보다 디젤 승용차가 많이 팔린 시장은 독일(144만556대), 프랑스(119만9천729대), 영국(112만7천758대), 스페인(47만9천318대) 등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 승용차의 비중이 미미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유럽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디젤차의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며 "유럽에서는 질소산화물에 대한 우려로 디젤 승용차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한국은 최근 유럽계 수입차를 필두로 디젤승용차가 이상하리 만큼 잘 팔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가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9월부터 유럽연합이 도입한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 기준인 유로6가 일반 승용차까지 확대되며 일부 업체의 디젤차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디젤차의 매력 하락 요인이 존재하지만 국내에서 디젤차의 질주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강합니다.

한 독일계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유가 하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데다 직접 타보면 휘발유차에 비해 연비가 두드러지게 좋고, 주행성능도 뛰어나기 때문에 현재의 디젤차 쏠림 현상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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