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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입각의원 '총선 불출마' 압박?…논란 예고

입력 : 2015.02.23 16:48|수정 : 2015.02.23 16:51


이완구 국무총리를 필두로 각료 3분의1이 여당의 현역 의원들로 채워지며 새누리당 내부에서 입각 인사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김무성 대표가 물꼬를 텄습니다.

김 대표는 오늘(23일) 설 연휴를 마치고 국회에서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국무총리 인준과 4개 부처 개각으로 박근혜 정부의 총리, 부총리 두 분 등 각료의 3분의1이 새누리당 현역 지역구 의원들로 구성됐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김 대표는 "대통령께서 당에서 6명이나 발탁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면서 "이제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지역구 의원 중에선 그만 데려가시기 바란다"며 농담반 진담반의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또 "당에서 정부로 가신 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앞뒤 눈치보지 말고 강력한 개혁을 추진해 달라"며 "국민들이 약하다고 평가하는 현 정부의 타 부처에 자극을 줘서 성공한 정부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장관이라는 자리는 한 정치인의 경력관리로 생각해선 절대로 안 된다"며 "개혁에 성공하지 못하면 돌아올 생각하지 마시길 바란다"며 관련 발언을 마무리했습니다.

정치인 출신 장관들에게 3년차를 맞이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소신껏 일해달라는 당부의 뜻이지만, 필요하면 자기 희생도 감내해야 한다는 의미까지 담고 있어 결과적으로 '총선 불출마론'에 불을 지피는 효과가 불가피할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특히 김 대표가 내년 총선과정에서 실질적인 공천권을 행사할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입니다.

실제 이제 갓 입각한 이 총리를 비롯해 현재 후보자 신분인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가정하면 재임기간이 내년 1월중순까지 사실상 11개월 정도에 불과합니다.

일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입각 전부터 나온 게 사실입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교육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역시 지난해 입각해 아직 1년 임기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측근 위주로 친정 내각을 구축한 이유 역시 집권 중반을 맞아 강력하게 국정과제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맺을 때까지 안정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친박계 내부에서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번 정부 들어 청문회마다 인사 실패로 번번이 발목을 잡힌 뼈아픈 과거는 인사청문 수요를 되도록 줄여야 하고 잦은 장관 교체는 불가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을 수 있습니다.

한 재선 의원은 "어려운 국정 운영을 돕는 데 가장 적격의 인물을 대통령이 뽑은 것인데, 정치인으로서 사명을 갖고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10개월짜리 장관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입각 동의서를 쓴 사람이 있다면 국민이 납득하기도 어렵고, 그런 사람은 애초에 장관이 되지 말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 초선 의원은 "주류, 비주류를 막론하고 입각의원들의 불출마론에 대해선 당내에선 동조하는 분위기가 적지않다"며 "지금 상황도 좋지 않은데다, 특별한 실책이 없으면 사람을 잘 갈지않는 대통령의 성정상 총선 때문에 장관을 교체한다면 국정에 혼란만 더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당사자들은 일단 김 대표의 발언에 즉각적인 반응은 삼갔지만, 대부분 다음 총선 출마 결심을 굳힌 상황이어서 내심 반발하는 기색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각 인사는 "대표가 말씀하신대로 성과물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이와 무관하게 다음 총선에는 반드시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인사는 "장관 자리가 경력관리용이 아니라는 말씀에는 공감한다"며 "현재로선 그러나 모든 상황이 열려있기 때문에 출마 여부와 이를 연결짓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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