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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섰다 길 잃는 치매노인들…배회감지기가 '효자'

입력 : 2015.02.22 07:11|수정 : 2015.02.22 07:11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 치매 환자가 늘면서 이에 따른 사건·사고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집을 나섰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실종은 치매 환자는 물론 가족까지 공포와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겨울철에 길을 잃어 집을 찾지 못하다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 5천673명이었던 실종 치매 환자가 5년 만인 2013년에 무려 40.7%가 증가한 7천983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오후 충북 옥천군 동이면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던 치매환자 A(87·여)가 출동한 군부대와 경찰 수십 명이 꼼꼼히 수색한 끝에 겨우 구조할 수 있었다.

당시 A씨는 얇은 셔츠 차림에 신발도 신지 않은 상태였다.

영하의 매서운 날씨를 감안하면 구조가 조금만 늦었어도 돌이킬 수 없는 변을 당할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12월 강원도 철원에서는 운동하러 집을 나섰던 A(97)씨가 하루 만에 야산에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씨는 치매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청주 상당경찰서가 지난해 10월부터 도입한 실종 원스톱시스템은 실종된 치매 환자를 찾아주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시스템은 치매노인이나 아동의 실종에 대비해 지문과 사진 등을 등록하는 지문사전등록시스템과 복지부가 시행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배회감지기를 함께 묶어서 운영하는 제도다.

배회감지기란 길을 잃어버린 치매환자의 위치를 통신으로 가족이나 보호자에게 즉시 알려주는 장치다.

그러나 GPS 배회감지기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환자들이나 가족들이 보급받기 어려웠다.

자치단체가 하는 일이지만 경찰이 직접나서 업무를 대행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해 호평받고 있다.

실종 치매 환자를 찾는데 더할 나위 없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상당경찰서 관내에서 감지기를 부착한 22명의 치매환자 가운데 지금까지 4명이 집을 나가 길을 잃었지만 이를 신속하게 발견해 안전하게 가족에게 인계했다.

청주 상당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경찰 역시 실종 수색으로 인한 치안 공백을 방지할 수 있어서 좋다"며 "널리 홍보해 이 시스템을 확대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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