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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뉴스] 세상에 이런 방송 또 없습니다-6박 7일 생방송

하대석 기자

입력 : 2015.02.17 15:16|수정 : 2015.02.17 15:16


노르웨이에는 느리고 심심해서 더 인기를 끄는 TV쇼가 있습니다. 갈수록 자극적이고 빠른 것을 찾는 우리의 정서와는 정반대인 TV쇼입니다. SBS 스페셜 386회 '쇼에게 세상을 묻다' (2015년 2월 8일 방송)에 나온 기이한 노르웨이 TV쇼 한 편 소개합니다.

노르웨이 방송
방송 시간 134시간! 6박 7일 연속 생방송! 시청률 48%!

노르웨이 방송
노르웨이 인구의 절반이 보다시피한 이 어마어마한 프로그램의 비결은 단 하나!
바로, 단 한 대의 카메라입니다.

노르웨이 방송

노르웨이 전역을 운항하는 크루즈에 카메라 한 대를 설치했습니다. 이 카메라는 6박 7일 동안 쉬지 않고 크루즈에서 바라본 육지 모습을 광고 없이 계속 생방송으로 보여줍니다. 가장 긴 연속 생방송으로 기네스 기록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10분 동안 오로지 걸어가고 있는 소만 보여주기도 합니다. 프로그램 명도 '슬로TV'입니다.
노르웨이 방송
지루함만 가득한 방송처럼 보이지만 경쟁사의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압도적으로 눌렀습니다. 

어떤 힘이 있었기에 노르웨이 사람들을 그토록 열광하게 했을까요?

슬로TV기획자 토마스 헬름은 "이 프로그램에서는 성우 설명도 없고, PD가 의도하고 있는 무언가를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계속 화면을 보면서 각자 서로 다른 것을 봅니다. 시청자 스스로 볼 것을 찾아내는 거죠"라고 설명했습니다.

더 나아가 시청자들은 여객선 경로를 파악한 뒤, 자발적으로 다음 행선지로 찾아가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슬로TV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르웨이 방송
처음에는 손만 흔들었던 사람들이 며칠 뒤에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해 여객선 앞에 나타났습니다. 지루하기만 했던 '슬로TV'는 시청자들의 참여로 볼 거리가 풍성해졌습니다.
노르웨이 방송
심지어 노르웨이 여왕까지 이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예능하면 꼭 낄 법한 연예인도 성우도 없지만,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고 스스로 즐기는 것이 6박 7일 생방송 슬로TV를 성공시킨 비결입니다. 방송국이 한 것이라곤 그들이 놀면서 함께할 수 있는 TV속 공간을 제공했을 뿐입니다.

대놓고 지루한 슬로TV! 이 생뚱맞은 프로그램을 우리나라에서 한다면 과연 성공할 수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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