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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풍당당' 시대라지만 홀로 우는 '직장맘' 현실

입력 : 2015.02.16 12:25|수정 : 2015.02.16 12:25


"자기계발이나 더 나은 삶이 아니라 오직 생계를 위해서 일하는 나와 같은 직장맘들. 아이들에게 미안하지만 휴직도 못하는 직장맘들…. 어린이집에 제일 늦게까지 남아 두 눈 끔벅거리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눈가가 뜨거워지지만 나는 생계형 직장맘이기에 눈물 흘리지 않으려 눈에 힘준다."

최근 행정자치부는 익명게시판에 올라온 한 '생계형 직장맘(직장인 엄마)'의 글로 화제입니다.

이 글이 올라간 게시판은 행자부(본부 정원 841명) 직원들만 접속할 수 있는 공간인데도 오늘(16일) 오전 현재 글의 조회수가 2천 건을 훌쩍 넘었습니다.

'엄마가 미안하다'는 제목의 이 글은 아이 둘을 깨워 데리고 나가며 출근전쟁을 벌이는 직장인 엄마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아이의 귀에 소곤소곤 '사랑하는 우리 아기 일어나', 그건 광고일 뿐, 부엌에서 밥을 하며 고래고래 소리지른다"거나 "지금 나가지 않으면 나는 지각, 눈치 보기 싫다. 어서 가자, 아이들아" 등의 표현에 행자부 직원들은 안타까움과 공감 어린 댓글로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16일) 정종섭 행자부 장관과 과장급 이상 여성 공무원과 '점심데이트'에서도 단연 이 글이 화제로 올랐습니다.

점심데이트에는 김혜영 정보공유정책관(고위공무원) 등 행자부의 과장급 이상 여성 공무원 13명 가운데 10명이 참석했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한 과장은 "직장에서는 강도 높은 업무와 야근, 주말출근, 회식을 요구하고 가정에서는 아내, 엄마, 며느리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결국은 가족과 시간을 희생하고 바쁜 아침 출근시간에는 애꿎은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정 장관 역시 "'직장맘' 글과 그 밑에 이어진 공감과 격려의 글을 보고 안타까웠다"고 말했습니다.

정 장관은 이어 "취임 후 '가족사랑의 날'을 수요일뿐만 아니라 금요일까지 확대하고 정시퇴근 문화 정착을 강조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면서 "탄력근무 등 일하는 방식 혁신으로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선진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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