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스포츠

[한범연의 썸풋볼] '점입가경' 챔피언스리그 티켓은 어느 팀 손으로?

입력 : 2015.02.13 18:31|수정 : 2015.02.13 18:31


프리미어 리그 테이블이 불타오르고 있다. 2위와의 격차를 유지하며 우승컵의 행방을 자신들의 품으로 결정짓는 듯한 첼시의 독주에도 전혀 김이 빠지지 않게끔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 경쟁. 한 경기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요동치는 순위표를 확인하는 맛이 어느 때보다 강한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다. 특히 북런던 더비에서 상승세를 이어나가던 아스날을 토트넘이 잡아내고, 리버풀이 그런 토트넘의 발목을 잡아채며 3위부터 7위까지 그 누구도 포기할 수 없는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아직 예측은 이르다. 오늘은 서로를 밟아야만 올라설 수 있는 다섯 팀의 잔여 일정을 비교해보고, 그들이 마주할 고비를 짚어보고자 한다.
이미지


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미지
맨유가 승점을 잃은 상대는 1위 첼시부터 20위 레스터까지 위아래를 가리지 않았다. 남은 기간 어처구니 없이 승점을 잃는 경기가 다시 나와서는 안 되는 맨유다. 팀이 일정하지 않은 경기력을 보인다면 감독으로서는 남은 기간 동안 큰 그림을 그리기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원정을 떠났을 때 공격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숙제.

이미지
잔여 일정 상대 팀과의 상대 전적이 좋은 맨유다. 전반기 승점을 잃었던 상대들과의 맞대결 역시 붙어있지 않아 부담도 덜한 편. 맨시티와 첼시의 2연전을 잘 넘긴다면 챔피언스 리그 티켓은 무난할 듯 하다. 블린트의 부상이 크지 않다는 점도 호재.
다만 판 할 감독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추구하는 완벽한 축구를 보여주기 위한 고집을 부리기 보다는, 챔피언스 리그 티켓 확보와 FA컵이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펠라이니가 중원에 서 있을 때 맨유의 공격은 단순하지만 가장 위력적일 때가 많다. 펠라이니의 움직임은 기복이 있지만, 빌드업 과정에서 늘 측면으로 밀려나는 현재 맨유의 선수들 가운데 그나마 중원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주는 선수이기도 하다. 특히 제공권 다툼에 뛰어날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경합 이후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능력이 탁월한 만큼 판 할 감독이 실리를 위해서라도 펠라이니를 적극적으로 기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4위 사우스햄튼

이미지
수비가 단단하고, 선수들의 정신력이 뒷받침되어 연패의 수렁에서도 팀을 끌어올려 왔다.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자리 잡은 것이 가장 큰 수확. 다만 홈에서 너무 많은 승점을 잃었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지만 감독 자신도 현실적인 목표를 유로파 리그 티켓에 설정하고 있는 만큼, 큰 욕심을 내지는 않을 듯 하다.

이미지
잔여 일정 동안 만날 상대 팀보다는 스스로 더 신경을 쏟아야 하는 사우스햄튼이다. 상위권 경쟁을 해 본 경험이 거의 없는 멤버 구성은 서로에게 심리적인 압박이 될 것이 분명한데, 이런 상황에서 12번의 원정에서 14골 밖에 기록하지 못한 공격진은 자칫 자멸의 방아쇠가 될 위험이 있다. 그동안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단단한 모습을 보여준 수비진 덕분에 끝까지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지만, 챔피언스 리그 티켓 경쟁을 위해서는 뒤에서 막아주는 만큼 앞에서 넣어줘야 탄력을 받을 수가 있다. 다만 단단한 수비진 덕분에 유로파리그 티켓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에 더해,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일정 또한 경쟁에는 플러스 요인.



5위 아스날

이미지
천적 첼시와의 경기를 제외하면 홈에서는 납득할 수준의 성적을 올린 아스날이지만, 원정에 나서 무려 18점의 승점을 잃었다. 다만 아스날이 25라운드까지 10위권 밖의 팀을 상대로 잃은 승점이 거의 없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늘 이기기만 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하위권을 확실히 잡는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것은 리그 막판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이미지
아스날의 향후 일정은 좋다. 상위권 팀을 만나는 경기는 세 경기뿐이며, 그 중에서도 두 경기는 안방에서 치르게 된다. 더군다나 현재 10위권 이내를 기록 중인 상대는 5경기에 불과하며, 높은 집중력을 보일 강등권 팀과의 경기도 많지 않다. 승점을 쌓기에는 좋아 보인다.
그러나 아스날이 만나게 될 리버풀, 첼시, 맨유를 상대로 전반기 동안 올린 승점은 1점에 불과하다. 이제는 홈에서 마주쳐도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여온 첼시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역시 늘 승점을 헌납해온 맨유를 상대로는 원정을 떠나야 한다. 더군다나 마지막 힘을 쥐어짜 내야 할 34~37라운드의 상대팀(첼시, 헐, 스완지, 맨유)에게서 전반기 1무 3패를 기록한 아스날로서는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눈앞에서 놓치는 불상사가 일어날 지도 모른다. FA컵과 챔피언스 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아스날의 고질병인 부상 악령에 휩싸이게 된다면 정작 필요한 순간 힘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쉬운 팀을 상대하는 초반 최대한 많은 승점을 벌어둘 필요가 있다.



이미지
6위 토트넘

이미지
토트넘의 입장에서는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버풀에게 각각 1무 1패, 2패씩을 당하며 같은 팀에게 계속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 뼈아프게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강등권 팀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는 일이 없다는 것은 그들이 고르게 승점을 얻어가는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고, 이 것이 토트넘을 여전히 상위권에 올려놓은 힘이 되어주고 있다.
베일의 판매 이후 여러 명의 감독을 갈아치우면서도 리빌딩의 결과물을 보지 못한 토트넘이지만, 마지막 방점이었던 골 결정력의 해결책은 내부에 있었다. 해리 케인의 태풍은 과연 시즌 말까지 계속 될까?

이미지
토트넘은 잔여 일정만 따지만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특히 막바지에 들어서는 성적에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팀들을 마주하게 되기에 마지막 스퍼트를 올릴 기회가 되어줄 것. 강등전쟁 중인 팀들과 맨유를 연속으로 마주하는 28~32라운드가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의 관건은 자나 깨나 해리 케인. 아직 어린 선수이기에 골 폭풍 중간에 맞닥뜨릴 소강기를 지혜롭게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토트넘의 어린 히어로에 대한 거칠게 집중견제를 가할 것이 분명한 상대 수비수들의 틈바구니에서 부상 없이 지속적인 활약을 펼치기 위해서는 동료들이 득점을 분산시켜줘야 할 필요가 있다.
토트넘의 숙원인 “아스날 이상의 성적으로 챔피언스 리그 진출”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즌이다. 골 득실차 기록에서 경쟁팀보다 뒤처진 토트넘으로서는 한 경기 한 경기 승리가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7위 리버풀

이미지
상위권 팀 가운데 가장 롤러코스터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리버풀이다. 25라운드까지 11위 이하의 10개 팀 중 7개 팀에게 8번의 승점을 허용했다는 것은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메워야 할 구멍이 한 두 군데가 아님을 증명해 준다.
중요한 시기에 4위권을 두고 경쟁하는 토트넘을 잡았기에 여전히 가능성의 끈을 부여잡고는 있으며, 스터리지가 복귀하고 발로텔리가 골 맛을 보는 등 갑작스러운 호재가 겹치고 있다.

이미지
리버풀은 상위권 팀 가운데 가장 나쁜 잔여 일정을 갖고 있다. 특히 강등권 탈출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되는 번리와 QPR을 상대로 한 경기가 최상위권의 맨시티, 첼시와의 맞대결과 붙어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맨유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치른 다음 아스날의 홈으로 찾아가야 하는 일정도 껄끄럽기 그지 없다.
월드 클래스 재능을 떠나 보낸 돈으로 만들어가는 리빌딩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음은 경쟁 상대인 토트넘이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수많은 감독을 갈아치운 토트넘의 모습을 보아온 로저스 감독으로서는 자신이 충분한 돈과 시간이 주어질 경우 리버풀을 최상위권에 다시 올려놓을 수 있다고 역설하기 위한 증거물이 필요하다. 현재로는 챔피언스 리그 티켓보다는 FA컵과 유로파 리그가 훨씬 현실적인 목표가 될 지도 모른다.


'스포츠의 즐거움! SBS Sports Buzz 와 함께 하세요'   Buzz 방문하기 >클릭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