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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유치원 부주의에 7세女 홀로 방치 '공포의 40분'

입력 : 2015.02.13 16:07|수정 : 2015.02.13 16:07


경기도 한 공립유치원이 7세 반 여아를 유치원 밖에 방치했다가 경찰에 실종신고까지 접수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홀로 남겨진 아이는 40분 거리에 떨어진 집까지 걸어갔고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무사했지만, 그 시간 동안 추위와 공포에서 떨어야 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1일 오후 3시45분 용인시 한 공립유치원 하원 시간에 발생했습니다.

유치원 원아들을 태운 통학버스는 7세 반에 다니는 A양은 태우지 않고 출발했습니다.

A양이 "엄마가 데리러 온다고 했다"고 차량 도우미에게 말했기 때문입니다.

원칙상 유치원은 언제 어디서든 원아가 혼자 행동하는 경우가 없도록, 교사들의 시야 밖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교육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차량 도우미는 아이를 유치원 교사에게 인계하거나 최소한 현관 안에 들여보내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야 하는데 이날은 유치원 앞에 세워둔 채 떠났습니다.

A양은 날씨가 추워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문은 잠겨 있었고 초인종 버튼도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어 그대로 10분간을 서 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A양은 현관 앞에 있는 대문을 열고 도로로 나섰습니다.

유치원 현관을 비추는 CCTV에 찍힌 A양의 모습은 여기까지였습니다.

그 이후 유치원에 도착한 학부모는 A양이 보이지 않자 경찰에 신고하고 교사들과 아이를 찾아 나섰으나 행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40여 분 뒤인 오후 4시20분 한 주민으로부터 'A양을 집앞에서 봤는데 너무 힘들어 보인다'는 연락이 왔고, 다행히 A양은 집에서 발견됐습니다.

A양 학부모는 "아이가 혼자서 유치원 버스가 다니는 길을 기억해 찾아왔다. 집에 오기까지 교통사고나 납치 등 수많은 일이 생길 수 있던 상황이었다"며 "그런데도 유치원은 '아이가 똘똘해 집을 잘 찾아가 다행'이라고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해당 유치원 원장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생겨 죄송하게 생각한다. '엄마가 금방 온다'는 말에 문앞에 두고 간 것 같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안전지도 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하고 차량 도우미 등 교사들에 대한 지도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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