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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3D영화값에 안경값 포함, 당당히 갖고 오세요"

입력 : 2015.02.13 09:45|수정 : 2015.02.13 10:34

* 대담 :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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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영화관의 갑질 사례 인터뷰>
- 팝콘 10배 폭리, 3D안경 끼워팔기, 포인트 주말사용 금지 등


▷ 한수진/사회자:
금요일입니다. 이번 주말에도 영화 한 편 봐야겠다고 계획하고 있는 분들 많을 텐데요.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최근 대형멀티플렉스 영화관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영화관에서 파는 팝콘이 너무 비싸다, 광고 상영시간이 너무 길다, 포인트를 주말에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항목도 여러 가지인데요. 그동안 시민들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 침해받고 있다는 주장, 좀 자세히 들어보도록 하죠.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차장님, 안녕하세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하나하나 좀 짚어보겠습니다. 팝콘 값이 얼마나 비싼 건가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우리 국민들께서 광고 무단으로 트는 거 하고 팝콘 폭리 받는 거 제일 열 받아 하시던데요. 팝콘 원가가 613원인데요. 현재 대부분 5천 원에서 5천 5백 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예전엔 콜라 하나 끼워 팔았는데 요즘엔 콜라 2개를 끼워 팔아요. 그렇게 해서 콜라도 원가 6백 원 정도인데 2천 원에 받고 있어서 폭리인데, 그렇게 콤보식으로 내놔가지고 팝콘 하나에 콜라 2개 끼워가지고 8,500원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밥값보다도 비싸고 최저임금 시급 2시간 일해야지 팝콘하고 콜라 먹을 수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이거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이제 극장에 외부 음식 갖고 들어가도 괜찮게 됐잖아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예. 예전에는 아예 음식물 반입 금지 조항이 있어가지고 문제가 됐는데 공정위에서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근데 그걸 대부분 영화관에서 홍보를 전혀 안하고 있어요. 그리고 매점이 또 하나밖에 없으니까 경쟁이 안 되잖아요.
이런 문제가 있는데 조금 더 알뜰하신 분들께서는 밖에서 사갖고 오시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자구책이 없는 건 아니지만 우리 문화상 대부분 현장에서, 매점에서 팝콘을 구입하는데 그걸 악용해가지고 10배 가까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건 분명히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까지 하게 된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광고 상영하는 문제도 지적하셨네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우리가 영화표에 딱 찍혀있는 시간에 허겁지겁 도착했는데 영화는 안 하고 광고를 튼다는 이야기이고요. 그게 10분에서 15분까지도 틉니다. 그걸로 영화관들은 돈을 엄청 버는데, 우리에게는 뭐, 우리가 봐줘서 영화관들이 돈을 버는 건데 광고를 보는 시민들에게 할인도 전혀 안 해줄 뿐더러, 사전에 양해를 구하거나 허락을 받는 절차도 전혀 없다. 심지어 표에 전혀 안내가 안 돼 있다.
그리고 광고 내용도 문제인데요. 어린이를 동반해서 영화를 보는 경우 있지 않습니까. 연령이 가능해서. 근데 대부업 광고가 막 나오고 성인영화 광고까지 나옵니다. 이런 상황이니까 국민들께서는 이거 정말 영화관 해도 해도 너무한다 이런 불만이 막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 한수진/사회자:
맞아요. 아이들이 갑자기 고개 홱 돌릴 때가 있습니다.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부모들이 눈을 가리죠. 참 민망할 때 많았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요. 혹시 광고 상영 못하게 하면 영화값이 더 비싸게 되는 거 아닐까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그러니까 그런 문제들이 있어서 저희가 상영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표에 완전히 표기를 해주거나, 광고 시간이나 영화 실제 시간을, 아니면 광고를 보는 시민들에 한해서 일부 할인을 해준다든가 이렇게 합리적인 해결책이 있고, 또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아이들과 함께 보는 광고에서 최소한 대부업 광고라든지 성형광고라든지, 그런 성인영화 광고는 안 나오게 조치를 취해달라는 취지입니다.
이 역시 공정거래법 위반혐의가 있어서, 부당하게 광고 보는 것을 강요하는 거기 때문에 역시 제가 신고를 해놨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영화관 광고, 길어도 너무 길고요. 그리고요. 영화관 포인트, 주말에는 쓰지 못하게 한다, 이런 문제도 짚으셨던데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맞습니다. 아마 청취자들께서 지금 ‘맞다 맞아. 갈 때마다 화났는데’ 이러시는 분들 많을 것 같아요.
지금 현황으로 CGV하고 메가박스하고 롯데시네마가 영화관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거의 100% 이분들이 장악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메가박스하고 롯데시네마는 명시적으로 주말에는 아예 신용포인트를 못 쓰게 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역시 불공정행위라고 생각하고 있고, 다만 CGV는 자기가 허용을 했다는데 저희들이 조사해본 결과는 강동CGV같이 직영점이 아닌 위탁점에서는 주말에 또 못 쓰게 합니다.
그래서 사실상 공히 3사에서 포인트를 주말에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역시 불공정 행위라고 제가 신고를 해놓은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요, 이번에 저는 처음 알았는데 3D영화 많이 보잖아요. 안경 값이 영화 값에 포함돼 있다고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예. 맞습니다. 그게 일종의 배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었을 거예요. 근데 사실은 안경을 판매하는 배경으로 돼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일반 영화 주말에 만 원인데 3D 영화는 만 3천 원, 만 2천 원, 만 4천 원까지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안경이 포함돼 있었으면, 안경을 우리한테 줘야 되는데 나갈 때 보면 수거함을 비치해놓잖아요. 자연스럽게 다 내라고, 다 냈던 거고 그것을 다시 판매했던 그런 황당한 상황이었던 것이고요.
만약에 집에서 우리가 3D 안경을 갖고 가서 ‘안경 값 빼달라’ 그러면 그것도 빼주지 않는, 그런 2중 3중의 불공정 행위가 있었던 것입니다.
‘3D 영화 안 그래도 비싼데 안경 값까지 그렇게 끼워서 팔았다’ 그래서 이것도 ‘끼워 팔기’로 공정위에 신고해 놨는데요.
아무튼 간에 참 다종다양한 우리 국민들이 영화관에 대한, 영화를 참 우리 서민들 입장에서는 주말에 한 편 가족들하고 보는 게 그나마 여가 생활이고 문화생활인데, 갈 때마다 그런 폭리라든지 부당한 행위를 당했기 때문에 이번에 국민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시고, 제가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 캠페인 사이트를 열었는데 많은 분들이 글을 올려주시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래요? 다들 공감하다는 말씀이시군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예예.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이런 말씀하신 것들이 대부분 지금 불공정거래에 해당되는 거라는 말씀이시고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네. 제가 방금 말씀드린 무단광고 사용, 팝콘?음료?생수 폭리, 신용 포인트 주말 사용금지, 그 다음에 3D 영화값에 안경 끼워 팔기는 공정위에 신고를 했고요.
그 외에도 지금 우리 시민들 올려주신 걸 보면 주차장을 일방적으로 유료화하고 과다한 요금을 징수한다. 특히 맨 앞좌석에서 동일한 관람료를 받는 것도 문제제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독일유학생이 저희들한테 연락을 주셨어요. 독일은 맨 앞자리는 10~15% 할인해준다고. 그러니까 맨 앞자리는 고개를 이렇게 들고 봐야 되고, 화면이 넓으니까 눈이 아프거든요. 목도 아프고. 그래서 좋은 자리는 돈을 더 받으면서 나쁜 자리는 할인 안 해 준다 이런 지적도 있고요. 좌석이 너무 간격이 좁고 불편하다 이런 지적도 많았고, 아마 앵커님께서도 그런 적 있으실텐데 영화 막 감동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는데 문을 확 열고 들어옵니다. 크레딧 다 올라가기 전에, 앞에서, 그러면 딱 분위기가 깨지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그러니까 빨리 나가라 이런 건데, 자기들 돈벌이 위해서 영화 하나라도 더 틀기 위해서 그런 것 같은데, 마지막에 이렇게 조용히..
 
▷ 한수진/사회자:
아유 뭐 보니까 너무 많네요.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그래서 저희가 어저께 ‘최악의 영화관 사례 워스트 10’을 발표하게 된 것이고, 시민들이 진짜 막 거의 100% 호응이십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하나하나 이야기하자면 정말 끝이 없겠어요. 근데 어쨌든 이 대형영화관들이, 그야말로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겠죠?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예. 맞습니다. 예전에 우리 청취자들께서도 화양극장, 대지극장 이렇게 유명한 극장들이 있었고요. 명보, 스카라 이런 극장들도 다 없어졌습니다.
제가 사는 강동구만 해도 한일시네마라고 하는 나름대로 유명한 영화관이 있었는데 그 옆에 롯데시네마 생기더니 시름시름 빛을 잃더니 어느 순간 없어졌더라고요.
그러니까 다른 영화관을 가고 싶어도 다 가보면 재벌 대기업 영화관만 있으니까 그게 문제고, 이건 청와대에서도 한 번 문제 지적이 있었는데 재벌 대기업 영화 관련 회사들이 제작하고 투자도 하고요, 배급도 합니다. 그리고 영화 상영도 합니다.
당연히 그래서 ‘워스트 10’중에 하나가 자기들이 투자하고 제작한 영화만, 그리고 배급한 영화만 영화관에서 트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저희도 얼마 전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제작자와 인터뷰를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아 예. 그 ‘개훔방’ 엄용훈 대표님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여기저기 글을 쓰셔가지고 겨우 그 영화는 지금 확대 개봉됐잖아요. 아주 이례적으로. 근데 아예 그런 기회조차 못 누리고 사라져가는 영화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까 보고 싶은 영화를 못 봐요.
 
▷ 한수진/사회자:
처장님,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을 들어야겠네요. 고맙습니다.
 
▶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참여연대
네.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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