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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연기까지 '긴박했던 하루'…여야 '밀당'

입력 : 2015.02.12 18:07|수정 : 2015.02.12 18:07


여야 협상, 접촉, 당 내부 회의가 거듭된 여의도의 긴박한 하루였다.

당초 12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완구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처리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이 후보자 인준을 반대키로 당론을 정하면서 새누리당의 인준안 단독처리가 강행될 지를 놓고 국회의사당에는 종일 긴장감이 흘렀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여야합의 없이는 인준안을 상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새누리당은 강행 처리 불가피 방침에도 정치적 부담에 노심초사했고, 새정치연합은 인준 반대 입장에도 본회의 보이콧 자체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면 충돌'을 피하고 명분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여야의 '밀고 당기기'가 오전부터 이어졌고, 당내 여론을 한데 모으기 위한 각 당의 지도부 회의와 의원총회도 잇달아 열렸다.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는 정 의장 주재로 세 차례 회동을 공식적으로 가졌고, 여야 원내지도부는 비공개 '2+2' 오찬 회동까지 하며 정치적 '묘안'을 모색했다.

결국 여야는 정 의장의 중재로 한발짝씩 물러나 이날 예정됐던 본회의를 오는 16일로 연기했고, 인준안 처리에 장착된 '시한폭탄'의 타이머를 뒤로 미루는 선에서 시간을 벌었다.

다음은 이날 오전부터 여야 합의에 이를 때까지 진행된 상황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것이다.

▲08:00~09:00 = 정의화 의장은 참모진 회의를 거쳐 소집해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인준안을 처리하려 할 경우 본회의 사회를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등 야당 지도부가 잇따라 정 의장을 찾아가 각 당의 입장을 전했다.

▲09:00~10:00 = 정 의장 주재로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도 시작됐다.

국회의장실에서 이날 하루 세 차례 회동이 이어졌다.

첫 회동에서 새누리당은 예정대로 이날 인준안을 표결할 것을, 새정치연합은 설 연휴 이후 23~24일로 본회의를 연기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정 의장은 설 연휴 전인 13일 또는 16~17일 중으로 늦추는 중재안을 내놨으나, 여야는 모두 거부했다.

새누리당은 곧바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후보자 인준 찬성 입장을 재확인했고, 새정치연합은 원내정책조정회의에서 이 후보자 인준 반대 입장을 확정해 여야는 '정면 충돌 궤도'로 올라서는 듯 했다.

▲10:00~12:00 = 새누리당은 의총을 소집, 이날 중 인준안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단독 처리에 필요한 정족수를 위해 소속 의원 153명(해외 출장, 수감자 제외)에 대한 '표 단속'도 진행했다.

같은 시간 새정치연합도 의총을 열어 이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여당 단독으로 본회의가 강행될 경우 불참 방침을 정했다.

▲12:00~13:00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의도 한 식당에서 '2+2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자의 인준 처리 방향에 대한 물밑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13:00~15:00 =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여당 측 단독으로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야당 위원들은 이에 반발하면서 퇴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각각 의총을 재소집한 가운데 양당 원내지도부 정 의장 주재로 다시 2차 공식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의장은 16~17일로 본회의를 연기하는 두 번째 중재안을 내놨다.

▲15:00~16:00 = 양당 원내지도부는 정 의장 면담 직후 국회 운영위원장실로 옮겨 정 의장의 중재안을 놓고 교섭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새정치연합은 16~17일 가운데 16일로 연기하자고 새누리당에 제시했다.

▲16:00~17:00 =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제안에 따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16일 표결 처리에 찬성한 데 이어 의총에서 이를 추인했다.

새정치연합도 의총장에서 대기 중인 의원들의 추인을 받아 본회의를 16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각각 의총 추인을 받은 여야 원내지도부는 정 의장과 다시 면담, "12일 본회의 의사일정을 16일 오후 2시로 연기한다"는 합의문을 만들어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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