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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골제서 신라 원성왕때 제방보강 진흙주머니 발굴

입력 : 2015.02.12 11:22|수정 : 2015.02.12 11:22





김제 벽골제에서 신라 원성왕 무렵 제방 보강을 위해 진흙을 담아 쌓은 주머니인 초낭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이런 제방시설이 온전하게 확인되기는 한반도에서는 처음입니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전북문화재연구원은 한반도 최고·최대 수리시설로 알려진 벽골제에 대해 올해 용골마을 지역에서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제방 동쪽 부분에서 보축 제방 시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보축 제방 성토층(흙다짐층) 하부에서는 초낭이 다수 드러났습니다.

초낭은 일본 카메이 유적(7~8세기) 등지에서 확인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원형이 온전한 형태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남서-북동 방향으로 열을 맞추어 배치된 초낭은 연약한 지반을 견고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습니다.

조사단은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를 보면 7세기 전후 통일신라시대에 이들 초낭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삼국사기를 보면 원성왕 6년(790)에 전주 등 7개 주 사람들에게 벽골제를 증·수축하게 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초낭은 이때의 시설로 보인다고 연구소는 밝혔습니다.

초낭에서는 흙과 함께 볍씨, 복숭아씨가 출토됐습니다.

또 그 아래층에서는 담수 지표종이자 한해살이 물풀인 마름이 발견돼 벽골제가 과거 담수지였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습니다.

이런 발표는 벽골제가 저수지가 아니라 해수가 흘러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해안방파제라는 최근 학계 일각의 주장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결국 벽골제는 저수지이지 방파제는 아니라는 암시입니다.

이번 조사 결과 확인한 보축 제방은 길이 약 75m, 너비 약 34m이고, 성토층 최대 잔존 높이는 160㎝였습니다.

남서-북동 방향으로 좁고 기다란 띠 모양을 이루며 진행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나아가 단면 토층은 약 140~300㎝ 간격으로 성분이 다른 토양이 '之'자 모양으로 맞물려 쌓인 양상을 띱니다.

제방 기저부 최대 너비는 27.67m로 조사됐지만 일부 확인되지 못한 구간을 감안하면 제방 너비는 약 30m 안팎으로 추정됐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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