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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은 사당종합체육관 천장…규정 제대로 지켰나

입력 : 2015.02.11 21:24|수정 : 2015.02.11 21:24

과다 하중 지적에 지난달 설계변경…이날 오전 점검에도 사고 못 막아


한창 공사 중인 체육관 천장 일부가 갑자기 주저앉아 작업자 10여 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무리한 공사 진행 등 인재(人災)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11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53분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사당종합체육관에서 천장을 만드는 작업을 하던 중 거푸집 일부가 무너져 작업자 10여 명이 떨어지거나 깔렸다.

작업자들이 공사장 2층에 길이 46m의 거푸집을 만들고 콘크리트를 붓는 타설공사를 하던 중 상단부가 15m 아래로 꺼지면서 거푸집 위에 있던 작업자 일부가 떨어지고 그 아래 있던 작업자는 무너진 자재더미에 깔린 것이다.

거푸집은 건물을 지을 때 천장, 바닥 등을 만들기 위해 콘크리트를 붓는 틀인데 당시 공사장에서는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붓는 작업 중에 상단부가 V자로 꺾이며 사고가 일어났다.

거푸집이 붕괴된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선 철근구조물 지지대가 약해 타설된 콘크리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거푸집이 무너졌을 가능성,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의 콘크리트를 부었을 가능성, 콘크리트를 붓는 과정에서 한쪽으로 쏠렸을 가능성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무엇이 원인이든 공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낡은 흑석체육센터를 대신해 2013년 시작된 사당종합체육관 공사는 재정 부족으로 한차례 중단 위기에 몰렸다가 재개됐고 올해 6월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지하 1층, 지상 2층, 전체면적 7천102㎡ 규모로 설계된 체육관의 공사진행률은 60%로 파악됐다.

완공예정일이 불과 네 달여 남았는데 아직 절반 조금 넘게밖에 짓지 못한 셈이다.

이 때문에 공사일정에 쫓긴 나머지 콘크리트를 너무 많이 혹은 빨리 붓는 바람에 거푸집이 하중을 이기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동작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 현장점검을 통해 하중 과다 문제를 지적했고, 시공사가 한 차례 설계를 변경했다.

설계 변경 후 바뀐 공법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서둘러 시공하다 사고가 발생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동작구청은 사고 당일 오전에 공사현장 점검을 벌였지만 아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안전감독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

시비를 지원한 서울시 역시 지난해 9월 외부전문가들을 동원해 현장을 점검했고, 10여 건의 미비 사항을 발견해 구청과 시공사에 시정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지적된 내용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붕이 아닌 지하 1층 동바리(지지대) 부실시공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후 지적된 사항이 보완됐는지 직접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안전관리 시스템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러한 가운데 시는 해당 공사가 구청이 발주한 것이며 관리감독의 책임은 감리회사에 있다고 밝혀 책임감리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시는 2013년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와 방화대교 접속도로 상판붕괴 사고의 근본 원인이 시가 직접 관리감독하지 않는 책임감리제에 일정 부분 있다고 보고 수차례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잇따른 사고 후 시의 관리감독권을 확대하고 있지만 구청이 발주하는 수많은 공사장까지 일일이 점검하기에는 솔직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소방당국은 사고 발생 2시간 27분 만인 오후 7시 20분 매몰자 11명 전원을 구조했다. 구조자 중 일부는 중상을 입어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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