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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악순환'…수니파에 보복 나선 이라크 야지디족

입력 : 2015.02.11 11:13|수정 : 2015.02.11 11:13


이라크의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일부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을 상대로 자행한 잔악행위에 협력했다는 의심에서 수니파 주민들에 대한 보복행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야지디족은 IS가 작년 8월 이라크 북부의 산자르 산 일대를 장악하자 탈출했다가 이라크 쿠르드군이 이 지역을 탈환한 후 고향으로 돌아온 뒤 IS에 처형된 동족의 시신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일부가 피비린내나는 보복전에 나섰습니다.

수니파 아랍계 주민 10여 명은 로이터통신에 야지디족의 무장조직들이 2주전 신자르 지역의 마을 4곳을 공격해 최소 21명을 살해했으며 17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피해 마을중 하나인 시바야 마을의 한 주민은 "그들의 목적은 야지디족만이 남아 있도록 이 지역에서 아랍계 주민들을 몰아내는 것"이라면서 "그들이 지도를 바꾸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야지디족은 조로아스터교(배화교)와 기독교, 이슬람의 교리가 혼재된 고유의 전통 종교를 믿는 민족으로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은 야지디족을 이단으로 보고 있습니다.

야지디족은 지난해 IS의 급격한 공세 이후 수백 명이 살해되고 수천 명이 포로로 잡히거나 노예로 전락하는 등 극심한 피해를 당했습니다.

현재 시바야에서 45㎞ 떨어진 다른 마을로 피신해 있는 시바야 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은 작년 8월 IS의 보복에도 불구하고 야지디족의 탈출을 돕고 이후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줬다고 항변하지만 일부 야지디족은 아랍계 주민들이 IS의 편을 들어 야지디족 집단 학살기도에 적극 가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랍계 주민들에 따르면 이라크 쿠르드군인 페쉬메르가가 신자르 지역을 탈환한 뒤 아랍계 주민들의 무기를 몰수하면서 야디지족이 아랍계 주민들을 협박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1월 26일 시바야와 키리 마을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주민들은 이 공격으로 시바야 마을에서 10구, 키리에서 11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괴한들은 귀중품과 가전제품 등을 약탈하고 마을에 불을 질러 일부 노인들을 불태워 죽이기도 했습니다.

시신중 4구는 불에 탄 채로 발견됐습니다.

야지디족과 아랍계 주민들은 앞으로 산자르 지역이 IS의 침략을 받기 전 함께 어울리며 농사를 같이 짓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많은 야지디족은 페쉬메르가가 자신들을 보호해줄 것으로 더 이상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야지디족의 보복공격을 경험한 아랍계 주민들은 페쉬메르가가 자신들과 야지디족을 완벽히 분리시켜 줘야만 다시 마을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60세의 한 야지디족 남성은 "그들(아랍계 주민)이 우리 집을 파괴한 만큼 그들의 집도 파괴되길 바란다"면서 "우리가 더 이상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야지디족이 시바야와 키리 마을을 공격한 후 신자르 지역에서 2명의 야지디족이 살해됐는데 일부는 아랍계 주민들의 보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자르 지역의 한 아랍계 남성은 "모든 행동에는 반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다"면서 "이것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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