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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스나이퍼' 크리스 카일을 둘러싼 진실·의혹

입력 : 2015.02.10 07:00|수정 : 2015.02.10 07:00


미국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주인공 크리스 카일(2013년 2월 사망)의 전설적 무용담이 일부 과장되거나 왜곡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카일은 아프가니스탄전과 이라크전에서 공식 160명·비공식 255명을 사살해 미군 사상 최다 저격 기록을 가진 미 해군 네이비실(Navy Seal)의 전설적 저격수다.

그가 쓴 자서전은 150만 부 이상 팔렸으며, 동명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3억 달러(3천271억 원) 이상의 흥행수익을 거두고 제87회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에서는 카일의 화려한 영웅담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프로레슬러 출신 전 미네소타 주지사 제시 벤투라(64)와의 대립이다.

카일은 지난 2012년 1월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의 전기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홍보하던 중 해군 수중폭파팀 출신 벤투라와 2006년 캘리포니아 주의 한 술집에서 주먹다짐을 벌인 얘기를 꺼냈다.

카일은 당시 벤투라가 '씰팀 대원들의 입과 행동이 거칠고 그 중 몇 명은 전쟁에서 죽어 마땅하다'고 얘기했고, 이에 격분해 벤투라에게 주먹을 날렸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에도 벤투라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이 일화를 소개한 바 있다.

이에 벤투라는 "나는 참전용사를 모독한 사실이 없는 데다 카일을 만난 적도 없다. 카일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카일을 고소했다. 법원은 지난해 벤투라의 손을 들어주면서 카일의 유족에게 200만 달러(22억 원)를 벤투라 측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카일은 또 2005년 뉴올리언스에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가 컸을 때 슈퍼돔 지붕에서 동료 저격수와 함께 약탈자 최소 30명을 저격했다고 자랑했으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일은 이와 함께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차량 절도를 하려는 용의자 2명을 쏴 죽였으며, 경찰이 자신을 검문하려다가 국방부로부터 전화를 받고 가게 해줬다는 얘기를 지역 월간지 'D매거진'의 마이클 무니 기자에게 전했다.

무니 기자는 카일의 얘기를 기사화하기 위해 몇 달 동안 해당 지역 경찰은 물론이고 주유소를 일일이 찾아 탐문했으나,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카일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라크전 참전용사 에디 레이 루스의 재판이 이번 주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영화 개봉과 흥행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카일은 2013년 2월2일 친구 채드 리틀필드와 함께 텍사스 주 포트워스 인근의 한 사격장에서 루스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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