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LA·롱비치항 노사갈등 '항만폐쇄' 우려 고조"

입력 : 2015.02.09 06:39|수정 : 2015.02.09 06:39

사측 주말 일부 항만폐쇄 단행…이번주 협상 고비


미국의 대아시아 수출입 해상관문인 로스앤젤레스(LA)·롱비치항에서 노사 간 갈등이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지면서 '항만폐쇄'라는 극단적 상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선박회사들을 대변하는 태평양선주협회(PMA)는 이번 주말(7∼8일) 이틀간 화물의 선적과 하역 작업을 취소했다.

PMA 측이 서부해안항만노조(ILWU)의 태업에 주말 항만폐쇄라는 '강수'를 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7월 항만노사 간 고용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자 ILWU 측은 서부지역 29개 항만에서 돌아가면서 태업을 진행했고, 이에 PMA 측은 그동안 초과근무 수당이 높은 야간작업을 못하도록 했다.

앞서 PMA 측은 지난 5일 노조 측에 5년 고용계약에 연간 3%의 임금인상, 노동자 의료보험 전액 보장이라는 '히든카드'까지 던졌으나, 아직 노사 간 완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짐 맥케나 PMA 대표는 "항만의 포화 상태가 임계점에 달했다"면서 "이 상태가 지속할 경우 항만폐쇄 조치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로버트 맥엘래스 ILWU 회장은 "몇 가지 쟁점만 빼고는 노사 간 합의가 거의 이뤄졌다"면서 "이 시점에서 사측이 항만폐쇄 조치를 하는 것은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LA·롱비치항 안팎에서는 항만노사 간 합의가 조만간 이뤄지지 않으면 항만폐쇄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012년 9월 항만 노사 간 계약협상 결렬로 11일간 서부 항만 29곳이 폐쇄된 바 있다.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노동자들의 파업을 제한하는 법인 태플트-하틀리법을 발동해 항만을 정상화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CSU) 채널아일랜드 석좌교수는 "항만폐쇄가 열흘간 이어지면 캘리포니아 남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겠지만 견딜 수는 있다"면서 "하지만, 한 달 이상 지속되면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LA·롱비치항에서 하루 19억 달러(약 2조700억 원) 상당의 경제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출입 업체들은 납품기한을 맞추기 위해 선박보다 운송비가 최대 6배나 비싼 항공편으로 변경하는 출혈까지 감수하고 있다.

전미소매협회(NRF)에 따르면 항만폐쇄 조치가 단행될 경우 하루 손실액은 닷새에 19억 달러(약 2조700억 원), 열흘에 21억 달러(2조3천억 원), 20일에 25억 달러(2조7천억 원)씩 불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에릭 가세티 LA시장, 로버트 가르시아 롱비치 시장은 최근 LA·롱비치 항만폐쇄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해야 한다며 노사 양측에 조속한 협상 타결과 연방 정부의 중재를 촉구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서부 항만 사태와 관련해 이번 사태는 노사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서 해결해야 하며 이를 주시할 것이라고만 언급할 뿐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