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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부자,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 서두르는 까닭은

입력 : 2015.02.05 17:30|수정 : 2015.02.05 17:30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부자가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을 재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선 예견됐던 일이라면서도 예상보다 빠른 재추진 결정에 놀라움을 표시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오늘(5일)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중인 현대글로비스 지분 43.39% 중 13.39%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형태로 매각하기로 하고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자 모집에 착수했습니다.

매각 대상 지분은 지난달 12일 처음 블록딜에 나섰을 때와 동일합니다.

블록딜의 재추진은 앞서 현대차그룹측이 "어떠한 경우에도 (정 회장 부자의)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던 만큼 어느정도 예견돼 왔던 일입니다.

지분매각의 목적과 의도를 둘러싼 논란을 떠나 현대글로비스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을 서둘러 해소하려면 지분 문제를 한시라도 빨리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14일로 예정된 일감몰아주기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기에 앞서 현대글로비스 지분매각 문제를 서둘러 결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블록딜도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 취지에 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매각이 완료되면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9.99%로 낮아집니다.

정 회장 부자의 지분율이 이처럼 낮아지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지배구조에서 핵심에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과세 부담이 낮아집니다.

증권가에서는 블록딜이 성사되면 대주주 일가는 내년 연간 100억여 원의 공정과세가 축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지분매각으로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의 밑그림이 나타났다는 시각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시장에서는 현대글로비스 주식가치를 높여 정의선 부회장에게 '실탄'을 마련해준 다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고리인 현대모비스와 지분 교환을 하려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 부회장이 그룹을 승계하려면 순환고리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경영권에 위협받지 않을 만큼 확보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꼽혀왔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로 돼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것이 선결 과제인 만큼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지분교환설이 여전히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측은 이번 블록딜이 지배구조 개편과 관계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는 앞으로도 현대차그룹의 가치 창출 구조에서 물류 분야의 주축 역할을 담당할 것이며 앞으로 현대차그룹 경영권 지속성 확보와 안정화 작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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