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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옹벽 붕괴 구조적 부실·해빙기 영향 겹친 인재

입력 : 2015.02.05 15:00|수정 : 2015.02.05 15:03


광주 아파트 인근 옹벽 붕괴사고는 해빙기 날씨와 더불어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부실 시공에 따른 인재라는 지적이 일고있습니다.

오늘(5일) 오전 4시 49분 광주 남구 봉선동 대화아파트 인근 도로 옆 옹벽이 붕괴해 차량 수십 대가 묻히고 아파트 주민 165가구 49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사고의 원인은 부실하게 건설된 옹벽의 구조적 요인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장을 찾은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은 "안전진단업체와 원인을 검토 결과,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15m 높이의 옹벽을 쌓을 때는 2단으로 쌓는 게 기본인데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옹벽 두께가 충분하지 못해 현재의 건축허가 기준으로는 승인받기 어려운 구조물로 오래전 기준으로 사용승인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추정은 해당 옹벽이 지어진 직후 점검한 민간단체의 증언으로도 뒷받침됩니다.

전국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연합회 한재용 지부장은 "사고가 난 아파트가 준공한 지 2~3년이 지나 점검한 결과 옹벽 구조에 문제가 있어 지적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15m의 높이의 옹벽을 만들려면 붕괴 우려 탓에 계단식으로 땅을 절개해 옹벽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번 사고가 난 아파트는 그렇게 지어지지 않아 아파트 점검 결과 지적했다는 증언입니다.

그는 "많은 아파트 건설사들이 시공비를 절약하고 아파트 건설 면적을 늘리기 위해 이런 식으로 높은 옹벽을 시공하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영하와 영상을 오르내리는 '해빙기'가 맞물렸습니다.

옹벽 주변은 평소 물기가 많은 곳이었다고 주변 주민들은 전했습니다.

지난해 7~8월 옹벽 주변의 빗물을 모아 배출하는 배수관이 부식해 빗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소음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배수관 교체공사를 했으나 비만 오면 주변 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옹벽을 타고 흘러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옹벽과 접한 사유지인 정상 야산에서 평소 밭농사를 지어 나무가 없고, 물을 많이 줘 물기가 많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즉 습기를 많이 품은 땅이 겨울철 날씨에 얼어붙고,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무너져 내린 해빙기 토사붕괴사고라는 말입니다.

평소 관리 부실도 한몫했습니다.

해당 아파트 옹벽은 지난달 15일부터 해빙기 인명피해 위험시설에 대해 벌인 지자체의 일제 점검대상에서 제외됐고, 안전사고 예방 관리·점검 대상인 급경사지 관리 대상에서 사실상 빠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광주시도 사고 옹벽 재해위험 B등급(위험성은 없으나 관리 필요)으로 남구에서 지난해 봄 한차례 육안 점검만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남구청 측은 "해빙기 안전사고 위험 시설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는데 준비만 하고 실질 점검은 하지 않았다. 재해위험시설 많이 방문했는데 대화아파트 뒤편 도로 옹벽은 점검하지 못했다"고 재난 우려 시설 관리의 허점이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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