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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국방부 핫라인 설치…미·일에 이어 3번째

입력 : 2015.02.04 18:12|수정 : 2015.02.04 18:12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이 오늘(4일) 서울에서 열린 국방장관 회담에서 국방부 간 '핫라인'(직통전화) 조기설치에 합의한 것은 양국 군사관계 발전의 시금석으로 평가됩니다.

우리나라의 국방부 간 핫라인 설치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군 당국 간에 설치되는 핫라인은 군사적 우발충돌을 방지하고 역내 안보현안에 대한 소통채널 역할을 합니다.

한 장관과 창 부장은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른 시일 내에 국방부 간 핫라인을 설치하기 위해 실무협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한중 국방부 간 핫라인을 이른 시일 내에 설치하기 위해 과장급 실무협의를 다음 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며 "올해 안에 가능하면 빨리 개통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양국은 지난 2007년부터 핫라인 설치 문제를 협의해왔으나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국방부 간 직통전화 설치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대신 양국은 2008년 11월부터 해군과 공군의 사단 및 작전사령부급 부대에서는 직통전화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해군 2함대는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배치된 칭다오의 북해함대사령부의 작전처와 핫라인을 구축했고,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는 중국 지난군구 방공센터와 핫라인을 설치해 둔 상태입니다.

양국은 작년 7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국방전략대화에서 국방부 간 핫라인 설치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이후 실무논의가 본격화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핫라인 개통시기를 못박지는 못했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설치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이르면 상반기 중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우리 군 당국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군 당국 간의 핫라인은 혹시 모를 우발적 무력충돌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과 중국이 각자 선포한 방공식별구역(ADIZ)은 이어도 상공 등에서 겹쳐 양국 공중 전력 간 우발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또 우리 정부는 한중 국방부 간에 핫라인을 설치해 운용하면 북한 문제와 한반도 안정 등에 대해 중국군 수뇌부와 신속하고 긴밀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6·25 전쟁 당시 사망한 중국군 유해 68구를 다음 달에 추가로 송환하기로 합의한 것도 양국의 국방협력 강화에 기여할 전망입니다.

우리 정부는 작년 3월에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중국군 유해 437구를 중국 당국에 송환했으며, 이들 유해는 랴오닝성 선양의 '항미원조 열사능원'에 안장됐습니다.

한편, 중국은 주한미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우리 측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에 사드 배치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왔습니다.

이번 국방부장의 방한에서 다시 한번 이런 입장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향후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경우 중국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한 장관은 중국 측이 표명한 한반도 사드 배치 관련 우려에 대해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현재 미측의 결정도, 미측의 요청도, 한미 간 협의도 없었다"며 우리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다만, 한 장관은 사드 배치는 북한 미사일 방어에 관한 문제로 중국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언급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1년 7월 이후 3년 반 가까이만에 열린 이번 한중 국방장관 회담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회담 참석자는 "2011년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국방장관 회담 때는 중국에서 미국 비판을 많이 했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협력적이었다"며 "중국은 한미 연합훈련의 필요성도 공감하는 입장이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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