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제주목 관아서 탐라국 입춘 본굿…무사안녕 기원

입력 : 2015.02.04 14:15|수정 : 2015.02.04 14:15


"비나이다. 제주 1만8천신께 비나이다. 올 한 해 모두가 번창하고 건강하게 지내도록 보살펴 주십써(주세요)." 을미년의 봄에 들어서는 입춘인 오늘(4일) 탐라국 입춘굿의 본굿이 제주목 관아 망경루 앞마당에서 '입춘, 원도심을 깨우다'를 주제로 열렸습니다.

제주목 관아를 찾은 도민과 관광객 100여 명은 무당(무속인)의 춤사위가 신들린 듯 빨라질 때마다 두 손 모아 가족과 이웃의 무사안녕을 기원했습니다.

입춘굿 본굿은 제주도큰굿보존회가 제주 신화에 등장하는 1만8천 신을 불러 모아 망경루 앞마당에 좌정하도록 하는 초감제를 시작으로, 국악단 가향과 풍물패 신나락의 창극 '자청비의 사랑'과 저승을 관장하는 시왕을 맞는 시왕맞이 굿으로 이어져 절정에 달했습니다.

농경의 신인 세경신을 기쁘게 하려고 제주의 일 년 농사 전 과정을 놀이 형태로 만든 세경놀이굿도 제주도큰굿보존회의의 집전으로 펼쳐졌습니다.

제주 신화에 나오는 세경신은 '자청비' 여신이며, 제주의 무속 본풀이인 세경 본풀이에 이 여신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앞서 본굿 행사 전에는 풍물패가 제주도청과 제주도의회, 제주시청을 돌며 거리굿인 춘경 문굿으로 새봄이 왔음을 알렸습니다.

최상돈 탐라국 입춘굿 총감독은 "조선시대 이형상 제주목사가 제주지역의 각 고을을 순회한 장면을 기록한 탐라순력도에는 제주목 관아 안에서 입춘굿을 진행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탐라시대부터 이어져 왔다는 입춘굿은 일제 강점기의 문화말살 정책으로 단절됐다가 지난 1999년 복원됐습니다.

이후 해마다 열리며 제주의 대표적 민속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