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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 의혹 부산 동물원 이번엔 '나무 고사 현상'

입력 : 2015.02.03 14:56|수정 : 2015.02.03 14:56


부산시가 민간사업자에게 5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까지 해줘 어렵사리 지난해 문을 연 부산시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내 동물원 '삼정 더 파크'(SAMJUNG The Park)의 부실시공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동물원 내 땅 꺼짐과 축대벽 갈라짐 현상 반복 등으로 이미 부실시공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이번에는 동물원 안에 이식된 삼나무 수십 그루에서 고사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삼나무들은 대부분 공원 내에서 자생하던 수십년생 나무로 알려졌다.

3일 부산그린트러스트, 부산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말에 '삼정 더 파크' 내 이식 나무 생육환경을 둘러본 결과 동물원 워킹 사파리 초입의 삼나무를 비롯해 동물원 안의 주 수종인 삼나무 수십 그루의 잎이 말라 변색한 사실을 확인했다.

삼나무는 일본이 원산지인 상록 침엽수로 우리나라에는 조림용으로 많이 심어졌다.

어린이대공원 일대에도 일제 강점기에 성지곡수원지를 만들고서 조림 수종으로 편백과 함께 많은 삼나무를 심었다.

동물원 내 삼나무들은 공사를 하면서 원래 이곳에 자생하던 것을 이리저리 옮겨 심은 것이다.

환경단체 측은 동물원 워킹 사파리 초입뿐만 아니라 코요테·늑대 우리 뒤편 수원지 여수로 계곡, 동물병원 옆 사슴류 우리, 사파리 리프트, 로프 사파리, 타잔 브리지, 정글 미로 등지에 있는 삼나무 50여 그루에서도 잎 변색 현상이 공통으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잎 변색 외에 나무껍질이 온전한 삼나무도 몇 그루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는 지난해 4월 개장 직후 촬영한 사진과 비교하고서 "개장 당시 가지와 잎 상태로 보아 이식된 것으로 추정되며, 개장 직후에는 나무 생태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두 달 뒤인 지난해 6월부터 잎 고사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동물원 밖의 수원지 댐 하부에 군락을 형성한 삼나무와 동물원 내 삼나무의 상태를 비교해도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측은 "현 상태로 보아 삼나무가 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 원인은 이식 과정에서의 잘못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 사무처장은 "나무는 문제가 생기면 가정 먼저 잎에서 이상반응이 생긴다"며 "숲을 이뤄 무리로 살던 나무를 이식할 때 수액 고갈 등에 의해 고사할 수 있기 때문에 나무를 캐내 옮겨심기까지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 하는데 동물원 내 삼나무 이식은 한마디로 날림에 부실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삼정 더 파크는 최근 맞이광장 한복판에 땅이 10∼15㎝가량 움푹 파이는 현상이 반복되고 광장 옆 축대벽에서는 벽면이 살짝 휘는 일명 배부름 현상과 균열 현상이 발견돼 부실시공 논란을 빚고 있다.

땅 꺼짐 현상은 지난해 개장 직후부터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동안 시공사인 삼정기업이 두 차례 보수공사를 했지만 최근 들어 또 발생해 긴급진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지난 2일 부산시 기후환경국의 새해 업무보고 때 박인대 부산시의회 의원은 "부실공사로 동물원이 시민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며 "동물원에 대한 시의 지도점검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질타하는 등 몇몇 의원이 시의 동물원 지도점검 부실 문제를 지적했다.

부산시는 민간사업자의 사업비 부족으로 중단된 동물원 조성사업 재개를 위해 5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하고 그동안 동물원 공사와 운영과정에 개입해 철저하게 지도해왔다고 밝혔지만 최근 이런 사례들이 속속 불거지면서 부실시공을 방조 내지 묵인한 의혹까지 받는 등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박종문 부산시 기후환경국장은 지난 2일 부산시의회에서 삼정 더 파크 부실시공 의혹과 관련한 질책이 이어진 것과 관련 동물원에 대한 총체적인 현장점검에 나서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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