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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에 멍드는 국산과일…무차별 대체효과 '뚜렷'

입력 : 2015.02.03 08:25|수정 : 2015.02.03 08:25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개방확대의 여파로 외국산 과일 수입이 증가하면서 국내산 과일이 소비감소와 가격하락 등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996년부터 2014년까지 계절별로 주요 과일과 과채류의 물량과 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수입과일과 국산과일의 품목별 소비경합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바나나, 오렌지, 포도, 체리 등 주요 수입 과일의 물량이 10% 증가하면 국내산 다소비 과일 품목의 가격은 0.5∼1.0% 떨어졌습니다.

가격 하락은 소비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으로, 외국산 과일의 국내산 과일 대체효과에 따른 수요감소를 뚜렷하게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계절별 수입과 국내산 과일의 대체관계를 분석한 결과 외국산 포도와 체리는 봄과 여름에 수박, 참외, 포도를 대체했고, 바나나와 오렌지는 배와 단감, 사과, 감귤 등의 국내 소비를 줄이는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실제로 여름철 체리 수입 물량이 10% 증가하면 국산 포도와 참외 가격이 0.4%, 0.3% 각각 하락했고 겨울철 바나나는 배와 단감 가격 하락에 각각 0.5%와 1.0%씩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바나나는 봄에는 수박(0.7%), 여름엔 포도(0.6%), 가을철엔 사과(0.8%)의 가격을 떨어뜨려 1년 내내 국산 과일의 소비하락을 부추기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처럼 수입과일은 동일한 종류의 과일이 아니라도 소비시기가 비슷한 다른 국산 과일과 과채류의 가격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외국산 과일 수입물량 증가는 국내 과일·과채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이용선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산 과일의 국내산 과일에 대한 영향은 비슷한 종류의 과일에만 그치지 않는다"라며 "이런 현실을 반영해 FTA에 따른 피해를 예측·평가해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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