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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값에 육박하는 팁 골칫덩이…일부선 '노팁' 선언

입력 : 2015.02.03 08:24|수정 : 2015.02.03 08:24


식당, 호텔 등을 이용한 고객이 요금에 더해 지불하는 팁이 '양극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비스 이용료의 무려 75%에 이르는 과도한 팁을 받으려 해 비난을 사는 쪽이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팁으로 인한 분쟁을 피하려고 아예 '노팁(No Tip)'을 선언하는 경우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팁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은 최근 전자기기를 이용한 터치스크린 결제 방식과 관련이 깊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뉴욕에 있는 G카페의 경우, 4달러(4천400원) 짜리 커피를 신용카드로 결제한 손님에게 세 가지 종류의 팁을 제시합니다.

카페 종업원이 보여주는 아이패드 결제시스템에는 1달러(25%), 2달러(50%), 3달러(75%)의 팁 버튼이 표시돼 있습니다.

물론 고객이 원하는 만큼의 팁을 주거나, 팁을 아예 안 주겠다는 버튼도 있지만 대부분 이를 선택하기보다는 중간 정도인 2달러로 이끌리게 된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뉴욕의 택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용카드로 택시비를 결제할 때 20%, 25%, 35%의 팁 버튼 가운데 하나를 누르도록 시스템이 설계된 식입니다.

그 이하를 줄 때에는 따로 팁 액수를 입력해야 합니다.

뉴욕에서는 좌석에 앉아 식사하는 식당에서 15%의 팁이 기준입니다.

그러나 점심 식사에서는 10%, 저녁 식사에는 20%를 주는 게 관행화돼 있습니다.

뉴욕의 한 식당을 이용한 고객은 "나는 항상 20% 정도의 팁을 주는데 점심 식사 값에 24%의 팁이 포함돼 결제가 됐다"고 불평을 터뜨렸습니다.

팁이 민감한 까닭은 이것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저임금 종업원의 임금 보전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연방법은 한때 팁을 받는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팁을 받지 않는 노동자들의 최저임금보다 낮되, 반드시 '50% 이상' 되도록 하는 차등화 규정이 있다가 1996년 폐지했습니다.

그러나 최저임금을 못 받는 종업원들에게는 팁은 여전히 최저임금의 문턱을 넘도록 해주는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1940년대만 해도 10%로 고정됐던 팁의 수준이 세월을 거치며 자꾸 높아져 이제는 고객이 불평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서비스의 질과 상관없이 팁은 의무적으로 지불하는 개념이 된 데다, 팁의 분배를 둘러싸고 고용주와 종업원 간 분쟁이 발생하는 등 갈수록 '골칫덩이'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뉴욕에서는 최근 '노 팁'을 선언하는 식당이 늘고 있습니다.

팁을 안 받는다기보다는, 팁에 해당하는 만큼의 돈을 가격에 포함시켜 고객에게 받고 이를 일정 비율로 업주와 종업원이 나누는 방식입니다.

아시아계 식당이 이런 방식을 많이 도입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노 팁'은 아시아 문화를 감안한 측면도 있습니다.

서구와 달리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아시아 고객들로부터 팁을 직접 받는 상황을 피하고, 나아가 팁을 둘러싼 종업원과 고객 간의 갈등을 막아보겠다는 의도가 고려됐다는 것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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