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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받고 566억 불법대출 김해 신협 '해산'

입력 : 2015.02.02 15:25|수정 : 2015.02.02 15:25


외제차와 현금 등 뇌물을 받고 수백억원의 불법대출을 해준 경남 김해상공회의소 신용협동조합이 설립 16년 만에 해산하고 불법대출에 관련된 간부들이 구속기소됐다.

또 신협 간부들에게 뇌물을 주고 거액을 빌린 대출 사기범과 브로커, 불법대출을 위해 지급보증서를 위조한 전문 위조책도 적발됐다.

김해상의 신협의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지방검찰청 특수부는 이러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해상의 신협 이사장 허모(59)씨와 총괄부장 이모(37)씨, 여신팀장 맹모(37)씨, 여신대리 김모(34)씨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와 짜고 위조한 지급보증서를 담보로 수백억원을 대출해준 신협 진영지점장 김모(34)씨, 신협으로부터 수백억원을 대출받은 김모(51)씨, 대출 브로커 김모(55)씨 등 3명도 구속기소했다.

이미 다른 범죄로 구속된 지급보증서 전문위조책 김모(56)씨는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신협 간부들은 대출자 김씨와 공모해 지난해 3월부터 6월 사이 여러 차명계좌를 사용한 김씨에게 동일인 대출한도 5억원씩을 수십 차례에 걸쳐 빌려줘 한 사람에게 251억원을 불법 대출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김씨로부터 사실상 부도 상태의 회사나 당좌계정만 보유한 회사가 발행한 재산가치 없는 80여 장의 '딱지 어음'을 담보로 이러한 불법대출을 일삼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김씨가 내세운 재산이나 소득이 거의 없는 신용불량자 등 50여 명의 대출 명의자 신용도와 재산상태 등도 실질적으로 심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불법대출을 받으려고 대출사기범 김씨는 신협 이사장 허씨에게 벤츠와 아우디 등 중고 외제차 2대와 에쿠스 승용차 1대 등 1억원 상당을 건넸다.

이번 대출사건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총괄부장 이씨에게는 현금 1억7천600만원과 3천800만원 상당의 중고 외제차 1대, 240만원 상당의 골프채를 전달했다.

여신팀장 맹씨에게는 2천만원짜리 국산차와 현금 400만원, 260만원 상당의 골프채를 건넸고, 여신대리 김씨에게도 240만원 상당의 골프채를 줬다.

신협 진영지점장 김씨는 대출사기범 김씨가 대출 브로커를 통해 위조한 시중은행의 지급보증서를 담보로 315억원을 불법 대출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대출사기범 김씨는 2013년 6월 다른 사기 사건으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모친상을 당해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달아나 1년여간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도주하면서 이 같은 불법대출 사건을 저질렀다.

검찰은 이번 불법대출 사건으로 신협 전체 자산 700억원의 30%에 육박하는 거액이 대출사기범 1명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대출사기범 김씨는 딱지 어음 대출금 251억원 중 150억원은 회사·체인점·리조트·골프장 인수 등에 사용하고 101억원은 유흥비와 기존 대출금 이자 상환 등에 사용해 대출금 전액을 탕진했다고 밝혔다.

지급보증서 대출금 315억원도 240억원은 기존 대출금 상환에 사용했으나 60억원은 회사 인수 자금 명목으로, 15억원은 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대출을 받은 김씨는 하룻밤에 1천만원 이상 결제한 술자리도 10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신협 간부들과 골프도 즐겼다고 검찰은 전했다.

결국 김씨가 대출받은 대출금 566억원 중 235억원은 상환할 수 없어 김해상의 신협이 부실화되면서 지난해 12월 창원제일신협에 합병돼 해산했다고 검찰 측은 말했다.

그러나 이 신협은 합병되면서 예금채무도 인수돼 예금자 손실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신협중앙회와 금융감독원이 고발한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출자 김씨가 신협 간부들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여 여러 단계의 대출심사 시스템을 무력화했고, 간부들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대출을 해줘 대출자와 심각한 유착관계를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신협 간부들이 받은 뇌물을 압수하고 은닉한 재산 등에 대해 추징보전하는 등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한편 앞으로 금융기관 대출 유착비리에 대해 엄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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