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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형성 소도 구제역 감염…축산 농민들 '불안'

입력 : 2015.02.02 14:44|수정 : 2015.02.02 14:44


경기도 안성에 이어 이천에서 소 구제역이 또다시 발생하자 한우 사육농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소의 백신 항체양성률이 평균 90%를 넘는다는 정부 발표에도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일부 축산농민들은 지난 2010년 11월∼2011년 4월 당시 전국에서 소 15만 마리 등 가축 347만여 마리를 살처분했던 악몽을 떠올리며 구제역이 사그라지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이천 장호원의 한 한우 사육농민은 "인근 돼지사육 농장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한데 이어 소까지 구제역에 걸렸다는 소식을 접하니 불안하기 그지없다"면서 "당국에서 소는 괜찮다고 발표하지만, 과연 믿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전국한우협회 김성희 안성시 사무국장도 "불경기에 구제역 파동까지 겹치면서 설 특수를 앞두고 가격마저 떨어져 큰 걱정"이라며 "가축전염병은 사람이나 차량은 물론 공기를 타고 돌기 때문에 방역을 철저히 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구제역에 취약한 돼지와 달리 소는 자체 면역력이 있고 백신접종을 통한 항체양성률이 90%를 넘기 때문에 추가발생은 매우 한정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올겨울 들어 지난해 12월 3일 충북 진천 돼지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안성, 이천, 용인, 여주 등 반경 30㎞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의 경우 지난달 6일 안성 죽산에 이어 20여일만에 이천에서 나타나는 등 확산속도가 매우 느리고 지역적으로도 매우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김성식 경기도 동물위생과장은 "안성, 이천, 용인, 여주 등은 일단 구제역에 오염된 지역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추가로 소 구제역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면서 "그러나 소는 항체형성률이 90%가 넘고 자체 면역력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추가발생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다만 "항체가 형성된 소일지라도 건강하지 못하거나 다량의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걸릴 수 있다"면서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농장을 철저히 차단한 가운데 축사 내외부를 집중적으로 소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상원 이천시 축산위생과장도 "최근 소를 대상으로 구제역 항체형성률을 검사하면 평균 95% 이상이 나오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구제역이 발생한 이천, 안성, 용인 등 인접지역은 이미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확산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철저한 소독과 백신접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에게 전적으로 부여하고 있는 가축전염병 예방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전문기관도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덕영 전 경기도 농정국장은 "예방백신 접종을 축산농민이나 외국인 노동자, 사료회사 직원들에게 의존하는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언제든지 가축 전염병이 재발할 수 있다"면서 "시도별로 설치된 방역지원본부, 가축위생연구소 등의 전문인력을 활용하면 불필요한 가축전염병 발생은 물론 예산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11월∼2011년 4월까지 구제역에 걸린 소와 돼지 등 가축 347만여마리를 살처분하는 과정에서 2조7천383억 원을 투입했고 이후부터 올해까지 가축전염병 처리비용으로 1조8천억 원을 추가로 지출했습니다.

한편, 경기도는 가축질병 확산을 막고 농장주의 책임의식을 높인다며 구제역이나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농장주에게 처리 비용을 전액 부담시키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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