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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 조작했나, 직접 빼돌렸나"…농협 현금도난 미스터리

입력 : 2015.01.30 14:53|수정 : 2015.01.30 15:00


전북 전주의 한 농협 금고에서 지난 26일 현금 1억 2천만 원이 사라진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정황이 드러나고 있으나 어떻게 현금이 감쪽같이 사라졌는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사건 당일 해당 농협 지점이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에 있는 본점에서 업무에 사용할 현금 1억 5천만 원을 받아와 이 가운데 3천만 원을 예금출납 업무에 사용하고 나머지 1억2천만 원을 금고에 넣어뒀는데 이 돈이 사라졌다는 것으로 축약할 수 있습니다.

경찰과 농협 측에 따르면 해당 농협은 사건 발생 나흘 만인 어제(29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내용을 함께 전달했습니다.

이 농협은 자체조사 결과를 경찰에 알리면서 "출납 담당 직원 A씨가 전산망을 조작해 60여 차례에 걸쳐 돈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금고에서 현금 1억2천만 원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전산상에서 A씨가 돈을 빼내갔다는 것입니다.

경찰 관계자도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돈을 들고 나오는 모습을 찍힌 것은 없었다"며 "1억2천만 원을 들고 나올 정도라면 분명히 CCTV에 찍힐텐데 그런 장면은 없다"고 전산 조작을 통한 횡령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해당 농협의 일부 임직원은 이러한 자체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어제(29일)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전혀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당 농협이 긴급 이사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사고가 난 지점의 지점장과 대출담당 직원은 26일 업무에 사용할 1억5천만 원을 이 농협 본점에서 직접 받아왔습니다.

5만 원권 7천만 원과 1만 원권 8천만 원이었습니다.

이 돈은 가방에 담아 금고 안에 보관했습니다.

그러나 지점장이 업무를 마친 뒤인 오후 4시30분 시재금을 확인한 결과, 1억2천만 원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긴급 이사회에서 해당 농협 측은 "여러 차례 확인했지만 장부에는 이상이 없었고, 현금이 감쪽같이 증발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긴급 이사회는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기로 하고 해산했고, 해당 농협 관계자는 곧바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뒤 조사를 받았습니다.

긴급 이사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논의한 내용과 경찰 피해자 조사 내용이 너무 다르다. 이사회에서는 분명 현금이 사라졌다고 했는데 경찰 조사에서는 전산을 조작했다고 진술했다"면서 "사건을 은폐하려고 말을 바꾸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력한 용의자인 A씨가 금고 출납업무를 맡은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60여 차례나 전산을 조작해 돈을 빼냈다는 것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또 돈을 현금 운송 전문업체에 맡기지 않고 지점장과 직원이 직접 운송한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돈이 사라진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지점의 직원 6명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하는 한편 유력한 용의자인 A씨의 금융기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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