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경북도, '잠깐 행사'에 수천만∼수억 원 '물 쓰듯'

입력 : 2015.01.29 14:46|수정 : 2015.01.29 14:46


지난해 10월 대구 북구의 경북도청 앞마당에서는 '2014 도민의 날' 행사가 열렸다.

도청이 2015년 안동·예천 신청사로 옮겨가기 전 마지막 도민의 날 행사라는 데 의미를 뒀다.

행사는 1시간 40여분간 진행됐으며 이를 위해 투입된 예산은 7천만 원이었다.

당시 며칠간 공을 들여 설치했다가 1시간 40여 분의 행사가 끝나자마자 무대를 철거하는 것을 보며 일부에서는 "7천만 원이나 들였는데 도대체 뭐가 남았나, 무대만 설치했다 잠깐 행사하고 다시 철거하는데 너무 많은 돈을 썼다"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경북도는 또 이틀 뒤 예천문화회관에서 손주가 조부모를 찾아뵙자는 취지로 제정한 '할매·할배의 날' 조례를 기념한 선포식을 열었다.

1시간 20여 분 행사를 위해 4천만 원이 들어갔다.

도가 3천만 원, 예천군이 1천만 원을 부담했다.

이 같은 일회성 두 행사에 예산 1억1천만원을 사용한 점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일었다.

당시 두 행사의 참석 인원은 도민의 날 1천200여 명, 할매·할배의 날 선포식 1천여 명이었다.

도는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는 10월에 할매·할배의 날 기념식을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편성한 예산은 1억 원이다.

작년 행사때도 4천만 원을 투입한 것을 두고 너무 많은 혈세를 사용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올해는 2.5배에 달하는 예산을 책정한 것이다.

경북지역이 넓고 노인층이 많은 점에서 도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일회성 행사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도 경북도가 도청 이전 관련 행사에 10억 원 이상을 쏟아붓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예산을 물쓰듯 함부로 사용하는 것에 무감각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도는 올해 하반기 신청사로 이사한 뒤 개청식을 하기 위해 8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참석 인원을 3만 명으로 잡았다.

또 안동에서 예산 2억 원을 들여 신도청 맞이 음악회를 열고, 도청 이전 전에 현 청사에서 7천만 원을 들여 환송식을 열 예정이다.

이 같은 도의 행사비를 두고 일부에서는 "인원을 많이 동원하고 행사를 거창하게 꾸며 과시성으로 진행하려다보니 너무 규모만 고집하는 것 같다"며 "보여주기식을 지향하기 보다는 생산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