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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식스의 힘' 애플의 부활…삼성 턱밑까지 추격

입력 : 2015.01.28 17:48|수정 : 2015.01.28 17:48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의 마법이 마침내 통한 것일까.

선배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버리고 과감히 선택한 대화면 아이폰은 애플에 사상 최대 실적을 안겨주며 '애플 르네상스'를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턱밑까지 쫓아온 애플의 추격에 삼성전자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지만 숨이 차는 상황이다.

중국 시장이 그나마 탈출구로 보이는데 그마저도 승산을 따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29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성적표가 주목되는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 및 중국업체간 3파전은 더욱 격렬해질 전망이다.

◇ 애플 살린 '아식스'…1위 쟁탈전 '박빙' 애플은 28일(한국시각) 회계연도 올 1분기(한국의 작년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7천45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증권시장 전문가들의 추정치보다 1천만대 가량 많은 실적인데다 매출액, 순이익 등 모든 부문에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 할만했다.

원동력은 단연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인기였다.

화면을 부쩍 키운 '아식스' 2종은 애플에 사상 최대 실적을 안기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덕택에 최악의 추락세를 보인 아이패드의 판매량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팀 쿡은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며 의기양양해했다.

아식스 인기에 힘입어 애플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삼성을 턱밑까지 추격하며 위협하고 있다.

2011년 3분기에 처음으로 삼성에 시장 점유율(판매량) 1위를 내줬던 '스마트폰 원조' 애플이 정상자리를 탈환하기 일보 직전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존스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시장 주도권을 쥐고 나서 작년 4분기 만큼 애플이 따라붙은 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확정실적 발표에서 정확한 수치가 공개되겠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의 작년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3분기보다 2천만대 가량 줄어든 7천60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작년 4분기만 해도 3천만대, 작년 3분기에는 4천만대 정도까지 애플에 앞서던 글로벌 판매량 차이가 시장 전망대로라면 순식간에 100∼200만대 수준의 '박빙' 양상으로 흐르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4가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갤럭시S5가 좀처럼 제실력을 발휘 못 했고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제조업체의 저가 공세에 밀린 것도 컸다"고 말했다.

◇ 승부처는 중국…삼성, 중저가 '갤럭시 군단'으로 전면전 애플의 지난 분기 실적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중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캐널리스 추정치에 따르면 작년 7∼9월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순위는 삼성, 레노버, 위롱 등에 이은 6위에 불과했던 점에 비춰보면 엄청난 도약을 이룬 셈이다.

또한 중국 본토, 대만, 홍콩 등을 포함한 중화권에서 올린 애플의 매출액은 무려 70%나 뛰어오른 161억4천만달러(17조5천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애플이 최근 중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것은 역시 '아식스'의 힘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대화면 스마트폰(패블릿)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013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인 효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애플은 2013년 9월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에 이어 2014년 1월에는 중국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을 통해서도 아이폰 시리즈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올해 초 15개였던 애플 스토어를 중화권에 올해 춘절까지 20개, 내년 중반까지 40개로 각각 늘리기로 하는 등 앞으로 중화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 시장을 미주 지역에 이어 향후 애플의 본거지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최근 시장 점유율을 30% 넘게 끌어올린 한국에도 직영점인 애플 스토어가 한 군데도 없다.

삼성에게도 중국은 절대 내줄수 없는 시장이다.

스마트폰 초창기 시대만 해도 중국은 대규모의 제조 능력과 유통 라인을 자랑하는 삼성에게 '무주공산'이었지만 이제는 저가 공세가 무서운 현지 제조업체는 물론 애플마저 전방위로 압박하면서 초접전 지역이 됐다.

삼성은 지난해 말부터 갤럭시A 시리즈를 앞세워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갤럭시S5 등 앞서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로는 샌드위치 상황을 타개하기가 녹록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연초에는 갤럭시E 시리즈와 최초 타이젠폰이자 9만원대 스마트폰인 Z1을 인도에 출시하는 등 신흥시장 공략에도 불을 붙였다.

최근에는 미국 특허청에 갤럭시A와 갤럭시E는 물론 갤럭시J 시리즈에 대한 상표를 출원하는 등 애플의 안방인 미주 지역에도 중저가 '갤럭시 군단' 침투를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J 시리즈는 Z1과 갤럭시E·A 시리즈의 중간대 가격 모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의 1위 싸움은 올 1분기 중국 시장에서 양사가 거둘 성적표 결과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면서 "양사 모두 1분기 실적에는 새 스마트폰 모델 성적이 포함되지 않는 만큼 진검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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