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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의혹' 이완구 차남 소유 분당 땅 가보니

입력 : 2015.01.28 15:43|수정 : 2015.01.28 15:43


'투기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뜨거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차남(34) 소유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땅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28일 오전 용인-서울고속도로 서판교IC를 빠져나와 5분 남짓 차로 달리자 분당구 백현동 남서울골프장이 나타났다.

클럽하우스 주변 산길을 따라 1㎞ 남짓 더 들어가자 '남서울파크힐' 전원 주택단지 정문이 보였다.

이 후보자 차남 소유의 대장동 땅은 이 주택단지 안에 있다.

2000∼2001년 이 후보자 장인과 장모가 2억6천만원에 사들인 이 땅의 가격은 후보자 부인에게 증여된 2002년 무렵 배 상당으로 올랐고, 2011년 후보자 차남에게 다시 증여된 시점에는 18억원으로, 최근에는 20억원을 웃돌고 있다는 것이 제기된 투기 의혹의 핵심 내용이다.

문제의 땅은 대장동 1-37 번지(648㎡)와 1-71 번지(589㎡) 2개 필지로 맞붙어 있다.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집터는 잡초만 무성해 을씨년스러웠다.

인접한 땅(필지)도 아직 집이 들어서지 않아 주변은 다소 썰렁했다.

후보자 차남 소유의 땅은 언덕 식으로 조성된 전원 주택단지의 하단에 위치해 단지 내 다른 집터에 비해 전망이 썩 좋지는 않았다.

주택단지 정상에서 북쪽으로 내려다보니 분당과 서판교 지역이 시야에 들어왔다.

대장동 택지개발예정지구 바로 위쪽에 있는 주택단지는 골프장과 붙어 있다.

그래서 별장이나 전원주택 등의 개발후보지로 주목받았던 곳이다.

전체 면적은 14만8천여㎡(4만5천여평).

개발이 시작된 시기는 1970년 4월이다.

남서울골프장(1971년 10월 개장) 운영업체인 K건설이 당시 보전녹지(용도)인 이 땅을 경기도로부터 골프장 부대시설 부지로 산림개발허가를 받아 지목을 임야에서 대지와 잡종지로 변경했다.

그러나 집 한채가 들어서고 나서 1976년 5월 정부에 의해 수도권 보전녹지가 남단녹지로 지정되면서 건축행위가 한동안 전면금지됐다.

분당신도시 개발로 92년 11월 남단녹지에서 해제되고 나서 90년대 후반부터 지주 100여명이 개발을 추진했다.

2000년 초에야 상하수도, 공동오수 정화조 등 기반시설을 갖추는 것을 조건으로 성남시가 개발을 허용했다.

총 100여 필지 가운데 현재 30여 필지에 전원주택이 들어선 상태다.

나머지 집터는 사실상 방치돼 있다.

남서울파크힐 관리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집을 짓지 않았더라도 단지 내 땅 소유자는 매달 평당 1천원씩에 해당하는 관리비를 분기별로 납부하도록 돼 있다"며 "집을 짓고 사는 주민들은 매달 평당 1천400원씩 부담한다. 집을 지은 주민과 그렇지 않은 주민과 차이는 있지만, 주민자치회 규약이라 예외는 없다"고 말했다.

대장동 일대는 인접한 판교신도시 개발과 성남시 택지개발 소식에 2000년대 초부터 부동산 매입 열기가 뜨거웠다.

이 후보자 차남 소유의 1-37번지 땅은 2001년 6월 3.3㎡당 공시지가가 67만3천200원이었으나 2010년에는 462만원으로 올랐다.

1-71번지 땅은 2001년 3.3㎡당 72만2천700원에서 2010년 491만원이 됐다.

투기 의혹이 일고 있지만, 노무현 정부시절 부동산 투기수요 차단 등을 위해 시행한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도 이 땅의 공시지가 상승을 견인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인근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이 주택단지는 2005년 초 당시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의 토지 헐값매입 의혹 사건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시절인 2000년 8월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인허가 청탁 대가로 토지 380여평을 실거래가보다 싼 값에 넘겨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구속기소돼 2007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받았다.

당시 문제가 된 이 땅은 대장동 남서울파크힐 주택단지 안에 포함된 토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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