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경제

[친절한 경제] 영국 버버리 이긴 '안동 버버리'

김범주 기자

입력 : 2015.01.27 14:09|수정 : 2015.03.12 10:52

동영상

<앵커>

좀 황당한 소송이 걸렸었는데, 지방에 한 떡 만드는 회사가 외국의 한 명품 회사와 소송을 벌였었다고요?

<기자>

네, 경북 안동에요, 안동시가 관리하는 브랜드가 있어요. 버버리 찰떡이라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만드는 회사가 단팥빵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버버리 단팥빵이라고 특허청에 이름을 등록하려고 했더니, 영국에 옷 만드는 회사가 "우릴 모방하는 거다." 그래서 문제 제기를 해서 특허청이 등록을 안 받아줬어요.

<앵커>

제가 사실 안동 하회 유씨라서요. 그 동네 잘 알거든요. 그런데 이 떡이 굉장히 전통이 오래된 떡이고, 그쪽에서는 다 아는 떡이에요.

<기자>

이게 이제 버버리라는 말이 영어가 아니고요, 경상도 사투리예요.

방송에선 원래 쓰면 안 되는 말인데, 설명을 드려야 하니까 말씀을 드리면 이게 벙어리의 사투리입니다.

먹으면 말을 못할 정도로 맛있다고 해서 옛날부터 버버리 버버리 했던, 그 지역에선 쓰던 말이라는 거죠.

그런데 특허청이 그런데 외국 회사가 "우리 모방이다." 뭐라고 하니까 "그래? 그러면 안 돼." 그래서 특허등록을 막았던 거에요.

그래도 모방을 하면 안 되는 데 이건 모방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특허심판원에 회사가 소송을 걸었습니다. 쓰게 해달라고.

어제(26일) 결과가 나왔는데, 이건 안동 특산품인데 영국 버버리하고 무슨 상관이냐, 해주라고 결론을 낸 겁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요, 영국 버버리보다 아마 경상도 사투리가 먼저 만들어졌을 걸요.

얼토당토않은 주장에 정부기관이 휘둘리다가 결국, 작은 회사가 소송까지 돈 들여서 벌여야 되는 거잖아요.

알아서 일 좀 잘해서 이런 웃지 못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