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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플러스] '구급차 비켜주다 과태료' 거짓말 그 이후

안현모

입력 : 2015.01.27 09:00|수정 : 2015.03.1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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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8시 뉴스에서 그 어떤 반전 영화보다도 더 놀라운 반전을 전해 드렸습니다.

구급차에 길을 터주느라 어쩔 수 없이 정지선을 넘었는데 억울하게 과태료를 물었다는 한 인터넷 사연이 말짱 거짓이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구급차에 양보했다가 위반을 하면 딱지를 떼는 줄로 잘못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 거짓 글이 처음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 올라온 이후 온라인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심지어 일부 신문과 방송 뉴스에서마저 마치 진짜인 양 보도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엉터리 자작극과 무분별한 언론 보도에 휘말리지 마시라고 김종원 기자가 정확한 법이 뭔지 취재파일에 정리했습니다.

먼저, 긴급차량이 올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도로교통법에는 도로의 우측으로 피하라고 되어 있는데요.

네티즌들 중에는 이를 보고 "좌측으로 피하면 안 되겠다." 이런 반응도 있었지만, 어느 쪽이든 상관없습니다.

차들이 혼란스럽게 뒤엉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준을 우측으로 제시한 것일 뿐 오른쪽으로 피하든 왼쪽으로 피하든 앞으로 빼든 뒤로 빼든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신호를 위반해도 정지선을 어겨도 구급차에 비켜주기 위해서라면 무조건 과태료 처분에서 면제된다는 뜻입니다.

차에 블랙박스가 없어서 증거자료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조영호/경찰정 교통안전계 경감 : 무인단속 카메라에서 5년 동안 그 기록을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블랙박스가 없는 경우에도 경찰서 가서 소명만 하면 면제처리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카메라가 아닌 경찰에게 단속된다면 어떨까요?

조 경감은 그런 정신 나간 경찰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구급차는 길을 내주지 않고 막아서는 것만이 처벌 대상입니다.

이제 구급차가 접근해오면 괜히 주저 마시고 모세의 기적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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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조심해야 하는 경우는 이런 경우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범죄에 연루되는 건데요.

은행만 왔다 갔다 하면 되는 단순한 심부름 정도인 줄 알고 알바에 나섰던 청년들이 보이스피싱 공범 신세가 돼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 8시 뉴스 통해 들으셨죠.

최근 취업난이 심해지다 보니 범죄 조직들이 가짜로 구인광고를 내고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 구직자들을 끌어들여 손발로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덫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김아영 기자가 취재파일에 소개했습니다.

먼저, 유령 회사가 아닌지 확인해야 합니다.

공고에 적힌 주소에 엉뚱한 가정집이 있거나 다른 회사가 있는 경우가 많으니 직접 찾아가 보는 게 가장 좋습니다.

또 업체가 면접은커녕 만나지도 않고 메신저로만 연락을 해 온다면 의심해 봐야 합니다.

이번에 적발된 조직원들도 물건을 주고받을 때조차 퀵서비스를 동원했습니다.

그리고 터무니없이 일당이 높다면 이것 역시 일단 경계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미심쩍으면 경찰서에 문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무리 유명한 구인 구직 사이트에 올라왔더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백의형/서울 서대문경찰서 지능팀장 : 다른 사람의 통장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의 돈을 인출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보이스피싱이었는지 여부를 몰랐다 하더라도 사법적으로는 보이스피싱의 공범으로 처벌을 받게 되니까 반드시 유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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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미국 뉴욕에서 경찰에 체포된 한 남편의 이야기인데요.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놓고도 떳떳합니다.

이 남편은 아내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불도저를 몰고 와 집을 부숴버렸습니다.

LA 박병일 특파원의 취재파일입니다.

일주일 전쯤이죠.

현지 날짜로 지난 19일 잠깐 볼일을 보고 돌아온 아내는 망연자실했습니다.

멀쩡하던 집이 이렇게 허물어졌기 때문입니다.

가구며 옷가지며 가전제품들까지 모조리 박살이 났습니다.

9년을 같이 산 남편이 단지 집의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근처 건설 현장에서 불도저를 빌려 와서는 집을 몽땅 밀어버린 겁니다.

[다이앤 앤드라샥/미국 뉴욕 : 전부 집 안에 있었어요. 싸우거나 다투지도 않았는데, 대체 무슨 일인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집은 아내 명의로 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 남편 관할 관청에 철거 신고도 하지 않았고 전기 가스 공급도 끊지 않아서 하마터면 집이 폭발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남자는 부부가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을 거라며 참 대수롭지 않다는 모습입니다.

[제임스 라인/미국 뉴욕 : (기록에 아내분 성함으로 되어 있던데요?) 결혼했으니까 부부 공동 재산이죠. (왜 아내가 물건을 뺄 수 있게 기다려주지 않으셨어요?) 전화를 했는데 안 받더라고요. (잘못했다고 생각하세요?) 아뇨. 잘못한 거 없습니다. 집을 부숴야 했어요. 그게 다예요.]

이들은 당장 친구 집에서 지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이 남편은 마약이나 알코올 관련 전과도 없고 정신 병력도 없다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집을 산산조각 내버렸을까요?

결국, 이 구제불능 남편은 오는 금요일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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