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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부산행…재기 발판다지고 문재인 견제용?

입력 : 2015.01.26 17:10|수정 : 2015.01.26 17:10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오늘(26일) 고향인 부산을 방문했습니다.

당의 지리멸렬한 상황을 개탄하면서 2·8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 주자들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부산지역 광역·기초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의원은 "전당대회로 당이 오히려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출마하신 세 분이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질타했습니다.

그가 오늘처럼 강도 높은 쓴소리를 한 것은 7ㆍ30 재보선 참패로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입니다.

부산은 안 의원의 고향입니다.

그러나 안 의원의 부산행이 더욱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것은 이곳이 대권 경쟁자이자 당권 도전자인 문재인 의원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점과 교차하기 때문입니다.

문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나서 당선됐으나 지난달 전대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대표 선출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전국정당화를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반대 편에선 "종로를 버리고 부산에 간 노무현의 길이 아니다"(박지원 후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안 의원의 행보가 문 의원을 직접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그 연장선에서 안 의원이 문 의원의 불출마로 공백상태에 빠질 부산의 야권 성향 민심을 '접수'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안 의원 측도 이런 반응이 싫지는 않은 모습입니다.

한 측근은 "문 의원의 불출마로 부산 야권이 지역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 하길래 지방 의원들의 간담회 요청을 사양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안 의원은 주변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만류했으나 "전국정당화에 책임지려는 의지와 각오를 보여야겠다"며 뜻을 접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른 측근은 "안 의원은 부산이 야당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굉장히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며 "어떻게 하면 부산에서 돌파구를 열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부산행에 담긴 의도가 뭐든 간에 안 의원이 앞으로 영남, 특히 부산 정치에 어떤 형태로든 개입할 가능성은 농후해 보입니다.

한 주변 인사는 "문 의원의 불출마로 부산에서 새누리당과 맞서 싸워보고 싶은 분들의 힘이 많이 빠진 상태"라며 "부산에서 책임있는 정치인으로 나서 적극 챙기겠다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 의원은 물밑에서도 문 의원 견제 의도로 풀이될 수 있는 '잠행'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야권의 또 다른 잠룡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한 달에 한 번꼴로 비공개로 만나고 새정치연합의 '공동창업자'인 김한길 전 대표와도 당 혁신 등 현안을 두고 수시로 의견을 교환한다고 합니다.

당 관계자는 "안 의원 측은 현재 문 의원의 당권 장악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며 "그의 최근 행보는 전대 후 대권 경쟁 구도가 '문재인 대 안철수'가 될 것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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