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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규 서울변회장 "스펙·재력으로 법조 진출 안돼"

입력 : 2015.01.26 16:51|수정 : 2015.01.26 16:51


"학벌, 스펙과 집안의 재력으로 법조인이 되는 것이 과연 옳겠습니까? 노동으로 땀을 흘려보고 고생해본 사람이 판·검사를 하는 사회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신임 회장으로 당선된 김한규 변호사(45·사법연수원 36기) 는 오늘(26일) 취임하자마자 기자들과 만나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오늘 오전 치러진 선거에서 유효투표 7천53표 중 2천617표(37.1%)를 얻어 후보 5명 가운데 압도적인 득표율로 회장에 당선됐습니다.

그는 경기 성남에 있는 가천대학교(옛 경원대) 법대 출신입니다.

서울대를 비롯해 명문대 출신 변호사들이 회장직을 맡아온 서울변회에서 서울 이외 지역 대학 출신이 회장에 뽑히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변회 회장 선거에 나온다니까 친한 변호사들이 '너는 대학교 동문 표를 줄 사람이 서울에 한 명도 없는데 어떻게 출마를 결심했냐'고 묻더군요. 이렇게 가천대를 졸업한 제가 법조계 비주류인데도 서울변회에서 선택됐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게 한 '희망의 사다리'가 사법시험이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제가 나온 대학에 대한 자부심이 있지만, 가천대 개교 이래 처음으로 사시에 합격했습니다. 이후 많은 후배들이 '저 선배처럼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도전을 하면서 5명이 또 합격했고 그 중 한 명은 지금 판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학교에서 로스쿨은 아직 한 명도 못 들어갔습니다. 똑같은 후배들인데 말이죠." 그는 로스쿨의 문제점으로 입학전형의 불투명성을 지적했습니다.

"로스쿨 합격이 스펙이라든가, 나이, 학벌, 집안, 재력에 좌우된다는 말이 돌 정도로 불투명합니다. 저는 고시 공부를 하며 독서실과 고시원 총무, 길거리 전단 돌리기, 고시식당 서빙 일까지 하면서 사시는 1차에서 6번, 2차에서 5번 도합 11번 떨어졌는데도 한 번도 불만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사시는 자기가 한 만큼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죠." 그는 "로스쿨 출신의 판사·검사 임용과정도 똑같다. 과거엔 연수원 성적으로 나뉘었는데, 지금은 그 임용 기준을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임기 내 2년 동안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비하하거나 불이익을 줄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다만, 사시 존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홍보 전담 기구를 만드는 등 최선을 다하고 내가 언제, 어디서든 직접 나서서 국민에게 마음으로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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