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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지명후 첫일정은 야당 방문…국회서 도시락

입력 : 2015.01.23 16:16|수정 : 2015.01.23 16:16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3일 "야당을 이해하는 정부"라는 첫 일성처럼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를 예방하는 것으로 사실상 첫 행보를 시작했다.

이 후보자는 오전 10시 지명 사실을 TV로 지켜본 후 짤막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곧바로 국회 본청의 새정치민주연합 당직자실로 이동해 백재현 정책위의장,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를 잇따라 만났다.

외부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는 오후 돌아오자마자 방문해 '깍듯이' 예우를 갖췄다.

앞서 오전에는 청와대로부터 접한 지명 사실을 공식 발표전 김무성 대표뿐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 문 비대위원장 등에게도 미리 알려 야당을 예우했다.

그동안 여야 협상을 이끌며 야당 지도부와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다는 이 후보자의 지명으로 여야 관계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후보자는 야당 당직자들과 만나 "야당을 이기려 하는 정부 여당은 성공하지 못한다"며 "야당을 국정의 중요한 축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이 시대에 대단히 중요하다"고 한껏 자세를 낮췄다.

이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지금 상황이 야당의 협조가 제일 중요하고 소통이 중요하니 잘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면서 "야당 방을 찾은 이유도 소통을 잘해서 국민 화합과 통합을 이뤄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비대위원장도 "청문회에 합격하면 예행연습이 필요없이 바로 총리역할 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그런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게 아주 잘 선택한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문 비대원장은 그러나 "대통령에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지 '각하'라고만 하면 안된다"고 뼈있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이 후보자가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회동에서 '각하'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했던 일을 꼬집은 것이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왜 한쪽 인사만 했느냐. 절름발이 아니냐"라고 김기춘 비서실장이 유임된 데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또 김무성 대표가 축하차 원내대표실로 방문하려 하자 이를 한사코 만류하고 대표실로 찾아가 총리 후보자 지명 사실을 '신고'했다.

이 후보자는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했지만 또 정부와 여당의 소통도 그에 못지않게 어쩌면 더 중요하다"면서 "대표님을 잘 모시고 여당과 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김 대표는 "국회에 공무원연금 개혁과 같은 난제를 잘 해결하고 대통령께서 뽑아가지 않겠는가 생각했는데 미리 뽑아가니까 불만도 든다"면서 "탁월한 능력과 거중 조정, 소통의 능력을 가진 완벽한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이 후보자는 야당 지도부와 만난 뒤 운영위원장실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총리실 관계자 등과 함께 인사청문회 대책 등을 논의하며 온종일 국회에서 머물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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