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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재벌가 회사비행기 사적목적 사용으로 '빈축'

입력 : 2015.01.23 08:48|수정 : 2015.01.23 08:48


스웨덴의 유명 재벌가가 회사 소유 자가용 비행기를 수시로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던 사실이 폭로되면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현지 언론을 인용해 발렌베리그룹과 함께 스웨덴 양대 재벌그룹 중 하나인 인더스티리바덴에서 발생한 이른바 '자가용 비행기 스캔들'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더스트리바덴은 볼보와 에릭슨, 샌드빅, 한델스 은행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스캔들의 발단은 인더스트리바덴의 이사진이 회사 소유 자가용 비행기로 해외 출장을 가면서 수시로 부인이나 자녀를 동반했다는 사실을 스웨덴 주요 일간지 중 하나인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가 폭로하면서 비롯됐다.

인더스트리바덴 이사진은 주요 자회사 중 하나인 제지회사 SCA 소유의 산장으로 갈 때도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했으며, 심지어 한 이사는 깜빡 잊고 두고온 지갑을 가져오기 위해 스웨덴 북부에서 스톡홀름까지 자가용 비행기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스캔들이 폭로되자 그동안 많은 존경을 받아온 스웨덴식 기업 지배구조 모델인 이른바 '능동적 오너십'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이 시스템 하에서 주주는 이사진을 추천하며, 회사 경영전략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인더스트리바덴과 발렌베리가 소유한 기업의 시가총액은 스톡홀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시가총액의 절반이 넘는다.

스캔들이 폭로되자 인더스트리바덴과 SCA의 회장이자 한델스 은행과 에릭슨의 부회장이기도 한 스베르커 마르틴-뢰프는 자신이 맡고 있던 모든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현재 인더스트리바덴 최고경영자(CEO) 겸 한델스 은행 회장인 안데르스 니렌이 마르틴-뢰프의 바통을 이어받게 되며 니렌의 이동으로 공석이 되는 한델스 은행 신임 회장으로는 이 은행 CEO인 파 보만이 내정됐다.

니렌 CEO는 FT에 "스웨덴은 매우 작은 나라이며 우리는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며 "이번 인사이동이 조직에 새로운 피를 수혈할 것이며 이번 스캔들은 내년으로 예정된 경영권 승계 작업의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의 투자자들은 회장인 마르틴-뢰프와 CEO인 니렌이 종종 상대편이 쓴 비용에 대해 서로 결재를 하는 등 인더스트리바덴의 권력이 너무 두 사람에게만 집중돼 있다고 비판해왔다고 FT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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