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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L 뉴잉글랜드 '디플레이트게이트' 파문 확산

입력 : 2015.01.23 05:48|수정 : 2015.01.23 05:50

벨리칙 감독 결백 주장…부정행위 전력 탓 의심 눈초리


미국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챔피언십 게임에서 '바람 빠진 공'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뉴잉글랜드가 과거 경기에서도 바람을 뺀 공을 썼다는 추가 의혹까지 제기돼 파문은 확산 일로다.

AFC 챔피언십 게임은 미국 최대의 스포츠 행사 중 하나인 '슈퍼볼'을 앞둔 준결승에 해당하며, AFC 챔피언십 게임의 승자인 뉴잉글랜드와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L) 챔피언십 게임의 승자인 시애틀 시호크스가 다음 달 1일 슈퍼볼에서 격돌한다.

미국 ESPN 등 주요 스포츠 언론매체들은 바람을 뺀다는 뜻을 지닌 '디플레이트'라는 단어를 변형해 이번 사건에 '디플레이트게이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 NFL 조사 착수

18일 열린 콘퍼런스 결승, 즉 AFC 챔피언십 게임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대결이었다.

뉴잉글랜드는 1쿼터부터 14-0으로 앞서는 등 인디애나폴리스를 시종일관 압도했으며, 경기를 45-7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그런데 2쿼터 뉴잉글랜드의 공격 때 공을 가로챈 인디애나폴리스의 라인배커 드큐엘 잭슨은 공의 바람이 빠진 것 같다고 심판진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경기가 끝난 뒤 논란이 커지자 NFL 사무국은 관련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공의 공기압이 규정보다 낮은 '바람 빠진 공'을 쓸 경우 공을 잡거나 받기 쉬워지며, 특히 비가 와서 공이 미끄러운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아직 NFL 사무국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가운데 ESPN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뉴잉글랜드가 사용한 12개의 공 중 11개의 공기압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ESPN에 따르면 11개 공의 공기압은 기준치보다 2psi(pounds per square inch·1제곱인치당 파운드를 뜻하는 압력 단위)만큼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준치인 12.5∼13.5psi에 비해 공기압이 16%나 부족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보도가 맞다면 공을 수시로 넘겨받는 심판진이 이를 왜 파악하지 못했는지 하는 의문이 남는다.

◇ 이전 경기에도 의혹 제기

ESPN과 폭스스포츠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뉴잉글랜드와 치른 디비저널 라운드 게임에서 31-35로 역전패한 볼티모어 레이븐스 선수 중 일부도 당시 경기에 사용했던 공이 평소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에 따라 레이븐스 선수 중 일부는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에 뉴잉글랜드가 사용할 공의 공기압을 점검해보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시는 날씨가 매우 추운 날이었기 때문에 공기압이 낮아졌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의혹은 하나 더 있다.

ESPN은 인디애나폴리스의 세이프티 마이크 애덤스의 주장을 빌려 지난해 11월 17일에 펼쳐진 정규시즌 경기에서도 뉴잉글랜드가 바람 빠진 공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애덤스는 당시 경기에서 2개의 인터셉션을 기록했다.

NFL에서는 양팀이 공을 12개씩 준비하고, 공격권을 가져온 팀이 자신들이 준비한 공으로 경기한다.

◇ 벨리칙 감독, 의혹 전면 부인

이에 대해 뉴잉글랜드의 빌 벨리칙 감독은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이 문제가 언론보도로 알려진) 월요일(19일) 아침까지 이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내가 지도자 생활을 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선수나 직원에게 공의 공기압에 대해 얘기를 해 본 적이 없다"며 "내가 아는 한, 풋볼 공들은 경기 시작 전에 리그 관계자들과 심판들에 의해 승인을 받으며, 경기장에 있는 공을 가지고 경기를 한다"고 말했다.

벨리칙은 앞으로는 뉴잉글랜드가 더 높은 공기압으로 공에 공기를 채워서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공기압이) 변화할 가능성에 대비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명시적으로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경기 도중에 공기가 조금 빠졌을 가능성도 있지 않으냐"는 취지의 간접적 항변인 셈이다.

그러나 벨리칙 감독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비신사적인 부정행위를 했다가 NFL 사상 최고 액수의 벌금을 무는 등 제재를 받은 전력 때문이다.

벨리칙 감독과 뉴잉글랜드는 2007년 상대 팀의 수비 신호를 몰래 비디오로 촬영했다가 각각 50만 달러와 25만 달러의 벌금을 물고 드래프트에서 불이익을 받았다.

◇ 비난 여론 비등

풋볼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제리 라이스는 트위터를 통해 "12개의 공 가운데 11개가 바람이 빠졌다면 누구라도 조작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고, USA 투데이는 칼럼을 통해 뉴잉글랜드의 슈퍼볼 진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뉴잉글랜드가 2월 1일 열리는 슈퍼볼에 나가지 못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는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NFL 규정에 따라 뉴잉글랜드가 받을 수 있는 최대 페널티는 벌금과 신인 드래프트 선발권 박탈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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