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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투철한 법관의 전형" 故 박삼봉 사법연수원장

입력 : 2015.01.22 19:23|수정 : 2015.01.22 19:23


22일 오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박삼봉(58.사법연수원 11기) 사법연수원장의 부고 소식에 동료 법관들과 후배, 제자들이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198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법무관을 거친 뒤 1984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한 고인은 30년간 법관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왔다.

서울고법과 부산고법, 광주고법 등 전국의 법원을 두루 거쳤고, 1998년부터 3년간 사법연수원 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사법연수원장으로 부임해 수많은 후배 법조인들을 길러냈다.

사법연수원 시절 고인 밑에서 가르침을 받은 심경(44.사법연수원 28기) 울산지법 부장판사는 "개인 삶에 있어서나 법관으로서, 교수로서 일을 하는 데 있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분이었다"며 "어떤 판사가 되어야 할지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바람직한 법관상을 심어주셨다"고 기억했다.

심 부장판사는 또 "법조인들이 참고하는 민법 주석서를 집필할 정도로 민사법의 대가이셨다. 판사들 중에서도 뛰어난 인재들만이 할 수 있는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을 지내기도 하셨다"고 덧붙였다.

사법연수원 동기로 1979년부터 36년간 함께 법관의 걸어온 조병현 서울고등법원장 역시 고인의 부고 소식에 "황망함을 이루 표현할 수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조 원장은 "지난 19일 사법연수원 수료식에 가서 같이 얘기를 나누고 사흘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정말 오랜 세월을 같이 지낸 나로서는 뭐라 말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며 탄식했다.

이어 "어떨 땐 너무 냉정하다고 할 정도로 스스로에게 엄하고 절도를 지키는 전형적인 법관이었다. 언제나 침착하고 무슨 사안에 대해서건 확고한 시각을 지니고 있어 동료로서 존경스러웠다"며 "이제 후배들에게 훌륭한 멘토가 돼야 할 시기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법연수원 관계자는 "부고 소식이 너무나 급작스럽고 놀라워서 슬프고 안타깝다는 말밖에는 더 말을 하기 어렵다. 정말 좋은 분이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지난 19일 제44기 사법연수생 수료식에서 후배 법조인들에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이상을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실현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행동하는 것이 이 시대 법조인의 소명임을 늘 가슴 깊이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은 물론 지방에 있는 동료와 선·후배 법조인들까지 고인의 빈소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삼성의료원 장례식장 12실에 마련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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