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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플러스] 구급차와 사고난 승용차…처벌은?

안현모 기자

입력 : 2015.01.22 13:39|수정 : 2015.03.1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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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갈림길에 선 어린아이를 태우고 급히 병원으로 향하던 구급차가 앞차와 부딪혔습니다.

그런데 앞차 운전자가 사고 보험 처리부터 하고 가라며 길을 터주지 않는 바람에 도로 위에서 소중한 10분이 버려졌다는 소식, 며칠 전 8시 뉴스에서 보도해 드렸죠.

다행히 아이의 목숨은 건질 수 있었지만, 당시 이 무정한 승용차 운전자의 태도에 많은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구급차의 운행을 고의로 방해한 혐의를 적용할 순 없을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는데요.

한세현 기자가 추가 취재한 결과,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정 먼저 이 운전자가 달리던 중 일부러 구급차의 앞길을 막아선 게 아니라는 점 때문입니다.

운전자는 그 앞차가 급정지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따라서 정지했고 이때 구급차가 안전거리 확보와 전방주시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또 승용차가 설령 악의적으로 얌체 짓을 했다 하더라도 해당 구급차는 소방자동차에 해당하지 않는 사설 구급차였기 때문에 소방기본법 적용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도의적인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명함을 받고도 단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죽어간다는 어머니의 절규를 외면한 채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지체한 행동은 사람의 생명보다 금전적 가치를 더 우선시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네 살짜리 아이는 아직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어머니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거기서 소리를 막 질렀어요. '악!' 그러고… 아이를 원위치, 다시 침대로 끌어다 놓고, 이제 석션기를 딱 들었는데, 그 상태에서 심박 수가 뚝뚝뚝 떨어지는 거예요. 일반적인 아기들은 몇 초간 숨을 안 쉬어도 상관이 없지만, 기계적으로 숨 쉬는 애들한테는 그게 굉장히 치명적이에요. 그분이 뭐하냐고 빨리 차 빼라고 그러는데도 안 빼 주시는 거예요. 이건 말도 안 되는 거죠.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비켜달라고까지 하는데, 자기 사고 나서 자긴 피해자라고 안 비켜준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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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사는 노인들의 건강을 돌봐주는 방문 간호사 100여 명이 지자체의 예산 부족을 이유로 무더기 해고됐다는 사실 지난주 전해 드렸죠.

정부가 지난 2013년부터 한 곳에서 2년 넘게 근무한 방문 간호사들을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권고한 이후 딱 2년 만에 일부 지자체들이 재고용을 하지 않은 겁니다.

돈이 없다는 게 지자체들 주장인데요.

이 내용을 취재한 이용식 기자는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충분히 양질의 방문 간호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다고 취재파일에 지적했습니다.

충남 계룡시의 경우 방문 간호사 5명을 한꺼번에 해고했는데 지난해 이들 5명의 인건비는 합쳐서 1억 원에 불과했던 반면 군 문화 축제에 쏟아부은 돈은 2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올해도 가을 축제가 예정돼 있습니다.

또 지자체들은 하나같이 방문 간호사들을 계속 고용하다가 연간 기준 인건비를 초과하면 행자부로부터 불이익을 받는다고 덧붙였는데요.

정부가 지원하는 총 사업비 중 48%까지는 인건비로 사용해도 되기 때문에 초과 예산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이용식 기자는 설명했습니다.

결국, 취약계층의 건강 지킴이 노릇을 하던 방문 간호사들의 재고용을 회피한 지자체들은 도움의 손길이 꼭 필요한 이웃들의 보건 서비스를 방치했다는 의심은 물론이고 공공부문에서조차 비정규직 해소에 소극적이란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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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수영 스타 쑨양이 호주에서 몰래 훈련을 하다가 들통이 나서 망신살이 뻗쳤다는 이야기, 그저께(20일) 뉴스에서 잠깐 다뤘는데요.

스포츠부 권종오 기자가 취재파일에 더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호주 언론이 호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쑨양이 지난달 관광 비자로 호주에 입국해서는 골드코스트의 한 수영클럽에서 비밀리에 지도를 받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쑨양은 지난해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뒤로 호주에 있는 15개 수영클럽을 쓸 수 없게 됐는데요.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서 접근이 금지된 수영클럽에서 차로 15분밖에 떨어지지 않은 다른 인근 수영클럽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호주수영연맹이 징계의 일환으로 호주 출신의 지도자 데니스 코터렐과도 결별하라고 통보했더니 이번엔 데니스 코터렐 팀의 보조 코치로부터 배우고 있었습니다.

쑨양 선수는 자신을 촬영한 사진을 없애라며 이를 처음 보도한 기자와 옥신각신 다투는 볼썽사나운 장면도 연출했습니다.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자격 정지 기간 중이던 그의 전담 주치의가 그를 치료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경기 구역에 들어와 물의를 빚은 적도 있죠.

권종오 기자는 쑨양 선수가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지만, 스포츠맨십은 빵점에 가깝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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